이론학교를 마치고 3일째인데 시원하기도, 착잡하기도 하고 밤에 자려고 누우면 온갖 생각에 한참을 깨어있게 되네요. 저는 원래 아무데서나 누우면 바로 자는 성격인데....^^ 잠을 자도 몸이 젖은 솜처럼 무거운 걸 보면 그동안 꽤 긴장하고 있었나 봅니다. 15주동안 고역이었던 글쓰기에서 해방되었는데, 컴퓨터앞에 앉아 뭔가를 쓰는 게 편하니 왠일일까요?^^

 

다른 분들처럼 역시 저도 책읽기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그동안 책에 쓰인 글씨를 읽고 내용 파악도 내 식대로 하고, 그 내용을 보면서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았지만, 모두 수박겉핥기였던 것 같습니다. 기말에세이를 쓰면서 “인격과 전이”를 다시 읽으며 처음 읽었을 때 안보였던 문장이 너무 많아 놀랐습니다. 아, 여기에 이 말이 있었구나. 책을 읽을 때 뭔가에 씌여 있는 것처럼, 좀 알 것 같은 부분만 대충 보고 원래 나의 생각에 내용을 끼워 맞추거나 이해 안 되는 부분은 저도 모르게 그냥 넘어갔더군요. 책의 저자가 한 자 한 자에 자신의 마음과 의도를 담아서 쓴다는 것을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다 나 같으려니, 대충 쓰려니 이런 마음이 한쪽에 있었나 봅니다. 이제 책읽기를 좀 배웠으니 앞으로는 자신을 내려놓고 겸손하게 책을 대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과연 금세 바뀔 수 있을지 그것도 의문이네요.

 

그리고, 15주 과정을 마치며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문제를 내놓고 고민하시는데, 저는 맨날 ‘다 좋다’ 라고만 했으니 죄송하고 부끄럽습니다. 제 틀 속에 갇혀 스스로를 보지 않으려는 모습이 있는데 제 눈엔 그것이 보이지 않아 답답했고, 또 도사님 같은 선생님이 저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창피하기도 했습니다.

 

현숙샘이 어떻게 그렇게 만족할 수 있냐고 하셨는데, 성찰이 안되는 성격도 한 몫 하는 것 같고, 인생에서 주변을 돌보느라 가장 바쁜 시기여서 다른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라고 혼자 변명하면서, 여러 연령대의 다양한 학인들 틈에 주부로서의 제 모습도 다양함의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융을 통해서는 내면의 현실을 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가장 크게 알았고, 15주동안 일상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과정을 끝까지 마무리 한 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성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희사샘이 곧 일본으로 돌아가신다고 해서 서운하기도 하지만, 공부를 마무리짓기로 결정할 만큼의 성과를 내셨다는 데 마니마니 축하 드려요^^  철현샘, 조장으로서 그동안 수고 많으셨는데, 제가 뒷풀이때 근영샘께 엉뚱한 고발을 해서 죄송--;; 그리고, 성지샘 사랑해요^^

근영샘~ 그동안 성실하게 글봐주시고 마음을 다해서 지적해 주신 거 감사드립니다.

(후기가 문단 나누기 잘 되었는지 신경쓰여요...)

세미나 계속 하시는 분들 더운 여름에 더욱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