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맥낼리에 따르면 1980년 초 이후, 25년간 지속된 경제 성장의 물결이 종말을 맞이했고, 2008년 위기를 촉발 시킨 악성채무는 공적인 채무로 형태변이를 했다. 거대 은행과 기업을 구제하기 위한 정부의 구제금융은 결과적으로 긴축의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계급투쟁과 사회적 갈등은 새로운 지평으로 진입했다. 우리는 “세계경제사에서 질적인 구조 변화를 가져오는 한 국면”(p 29)에 살고 있다. 현재 우리는 2008년 위기를 촉발한 신자유주의 팽창기(1973년~1982년: 포드주의 위기시기 이후 2007년까지)의 종말의 후폭풍을 경험하고 있다. 동시에 신자유주의 팽창기를 이끌었던 국가들의 제3세계 경제탈취 정책과 유사한 한미 FTA가, 우리나라 국회의 비준을 통과하고 발효만을 남겨두고 있다. 즉 국가가 자본을 위해 법과 제도를 만들어내는 현장의 한가운데 있다.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FTA 무력화 와 동시에 어떻게 이 사건을 경험할 것인가? 이다. 그 한 방편으로 이번 FTA 세미나가 기획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세밀한 차이는 있겠지만, 1970년대 경제호황의 종식과 신자유주의 팽창기 종식에는 자본의 과잉 축척과 이윤율 하락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동시에 붕괴된 자본 회생을 위한 사회의 비주류인 노동자와 대중의 희생이 강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정부는 긴축재정을 할 때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먼저 축소한다. 기업은 임금을 삭감하고 노동자를 해고한다. 위와 같은 현상들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다. 더욱이 자본을 리드하는 국가들이 제3세계의 경제력을 탈취할 때 썼던 방식의 변형인 한미 FTA가 우리의 목을 더욱 옥죄고 있다.

FTA의 대표적 독소조항은 ISD(투자자 국가 소송제)이다. 우리나라는 세수를 직접세가 아닌 간접세로 상당수 확보한다. 유류세나 부가가치세 등이 간접세에 속한다. 간접세는 소득세나 재산세와 같은 직접세보다 정부의 조세수입 확보가 용이하다. 저 소득자 일수록 소득 대비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약점을 가지고 있어서, 선진국에서는 간접세보다는 소득세 위주의 직접세로 세제를 운영한다. ISD에 의해서 거대 자본을 가진 해외 투자자가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될 때, 우리나라 법원이 아닌 국제중재기관(미국의 영향력이 현실적으로 작용함)의 판결에 의해서 대한민국 정부가 투자자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정부의 세수는 간접세위주의 확보 방식임으로 전 국민이 그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 국내 그리고 국외의 거대 자본이 국가의 법과 제도를 지배함으로서, 이중으로 전 국민의 어께는 더 휘어져만 갈 것이다. 당연히 저소득층의 고통은 더 커질 것이다. 왜냐하면 “부자들은 공공서비를 별로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p 52) 공공정책의 측면에서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나라엔 그린벨트라는 개발을 억제하는 자연보호지역이 있다. 헌데 이 제도는 미국의 유사 제도와 취지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은 생태계 보전을 위한 목적으로 이 제도를 사용한다. 그린벨트의 제도는 ISD 앞에서는 무기력 해져 대규모 자본을 가진 투기 세력과 연합한 개발자들에 의해 더욱 빨리 사라져 갈 것이다. 또한 현행 법률에 의해 대규모 주택 단지 개발 시, 민영주택 의무 설치 비율이나 공원 등의 공공의 복지를 위한 공익시설들의 설치는 자본의 수익률 앞에 무기력 해질 것이다.

 

 5조의 첫 번째 세미나는 글로벌 슬럼프의 이유와 FTA가 왜 문제인지 위와 같은 이야기를 풀어 가면서 진행 되었다. 국가가 늘 자본에 충성하지만, 아나키스트가 될 수는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어떻게 현재의 사건을 경험할지 다음 세미나 시간을 통해서 심도 있게 논의 할 것이다.

다음 시간 발제:3장-성복, 4장-달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