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했던 주방일지 재가동 합니다.

장안의 화제 민교의 "얼굴이" 사건의 전모가 기록되어 있습니다.ㅋㅋ

좀 길지만 재밌게 읽어주세요~

 

 

 

 

 

 

4월 28일 (다영)

 


토요일은 청소년 프로그램들이 몰려있어서 이른 아침부터 붐비는 하루입니다^^

 


갑자서당, 청비탐, 정글북의 초중고등학생들을 고려해서 식단을 주로 정하는 날이기도 하고요. 이들 외에도 세미나와 강좌들이 낮부터 저녁까지 있어서 늘 밥을 넉넉하게 해두어야 합니다. 뭐니뭐니해도 토요일 메인 고객은 감이당 대중지성 학인들입니다. 베어하우스에서 이곳까지 밥 먹으러 와주시지요^^ 공부하는 에너지만큼 밥도 어찌나 왕성하게 잘 드시는지!! 밥과 반찬이 부족하지 않게 준비해야 하는 당번의 입장에서는 때론 그 먹성이 두렵기도 하지만ㅋ 어떤 요리든 한 웅큼씩 듬뿍 가져가서 드셔주시니까 한편으론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더라는, 일요일 감이당 메뚜기떼(1기)의 저녁을 담당하고 있는 고정셰프 달군의 말씀^^ 토요일도 대체로 그렇습니다. 허나 요번 주는 감이당도 남산강학원도 꿀 같은 방학과 소풍을 맞이하야 붐비던 연구실의 토요일 저녁이 느므늠흐 허전했더라죠ㅠ 다들 바깥으로 나가버렸쪙..ㅜ-ㅜ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이 쌍큼한 봄 바람을 어떻게 거부하겠어요.

 


어찌됐든 그것도 모르고 무려 네 명이서 저녁을 하게 된 SD, 선민, 범철, 정복쌤! 보통때라면 전쟁같은 시간이었겠지만 이번엔 여유가 넘친 나머지 정복쌤을 스승 삼아 나머지 세 명의 요리 공부시간이 되었습니다^^ㅋㅋ요번 토욜 저녁 못 드신 분들은 억울할 거에요. 이들이 만든 제대로 된 요리란 게 매주 가능한건 아니거든요. ㅋ 각자에겐 특별했던 요리경험들.. 아직은 부족한 젊은이들의 요리 실력이 쬐끔은 늘었을 겁니당. 정복쌤이 세 아이들에게 꼼꼼히 코멘트하는 장면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밥상을 차리듯 훈훈한 한 때를 보여줬다는...한 마디로 좋았어요. ㅎㅎ 애덜 델꼬 저녁밥 하느라 바쁘셨던 정복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짧게 소개합니다. 이날 메뉴는 봄나물무침, 잡채, 미역국, SD 집에서 보내주신 통영산 멍게회! 였는데요, 안타깝게 함께 드시지 못한 많은 분들 걱정마세요ㅋ 밥을 먹을 수 있는 날들은 앞으로도 쭉~ 있는걸료...흐흐.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므로 어떤 새로운 재료와 새로운 음식을 만나게 될지 아무도 몰라요. 선물과 학인들, 공부의 힘으로 함께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죠. 오늘은 어떤 요리가 기다리고 있을지 미스테리?하고도 기대되는 연구실 밥... 계속 함께 해주실거죠?

 


(참고로 SD의 고향은 통영이 아니에요...)

 


선민은 늘 바쁜 토요일 밥을 쓰는 참한 아가앀. 음식 만드는 걸 좋아하지만 아직 요리 입문자에요. 늘 밥 하러 와서 정신없이 재료 씻고 다듬고 그릇 닦고 청소만 하고 가느라 요리를 맡을 정신은 없었다는 지난 전적이 이번 주에야 깨졌다고 합니다.

 


요즘 한창인 봄나물, 취나물로 무침 요리에 도전했습니다. 데치고 버무리고 간 보는 전 과정을 혼자 힘으로(단, 물어 물어 함께 고민하며 했죠ㅎ) 했어요. 나물은 데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너무 익어서 흐물흐물해서도 안 되고 너무 설 익어서 질겨도 아니되죠. 그래서 끓는 물에 나물을 넣을 때가 가장 긴장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너무 뒤적댈 수도 없고 계속 먹어볼수도 없지요. 그럼 나물을 언제 꺼낼지 어떻게 알까요? 선민은 요번에 나물을 두번에 걸쳐 나누어 데치고 나서 노하우를 깨친건지 제게 귀띔해 주었습니다. 나물을 끓는 물에 푹 잠기게 해준 뒤 적어도 초록빛 나물이 진한 녹색이 될 때까지는 익혀지기를 기다리면 곧 나물 향이 강하게 풍긴다고 해요. 이 때 잽싸게 건졌을 때 적당한 것 같다고요. 오호라, 제법 그럴싸한데요? 하지만 그 향이 나는 순간도 직접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하는 법! 오로지 실전 또 실전이 있을 뿐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요리책에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어도 사칙연산을 건너뛰고 미적분을 배울 순 없지요 ㅋ 차분차분히, 간바레 선민쨩! 나물은 그러고 물에 씻어 열을 식혀주고 꽉짠 뒤 소금과 들기름으로 살짝 간해 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맛도 성공이랄까, 나물이 맛있었다고 호평을 받았습니다.

 


범철은 미역국을 맡아 했는데요. 점심 때 국이 많이 남아서 이걸 먼저 먹느라 저녁 땐 맛 보지 못했을 거에요. 미역국은 본인 나름의 독특한 레시피가 가미되었는데요. 미역국에 통 양파를 반으로 갈라 국에 넣어서 같이 끓였더라고요. 맛은 낯설었지만 나쁘지 않았어요.ㅎ 범철쌤의 미역국은 일요일 점심 국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정복쌤은 전체를 지휘하면서도 잡채를 뚝딱 만들어주셨다능 ㄷㄷ 대단해요♥

 


SD는? 요리조리 기웃대며 전체 보조를 했습니다 ㅋㅋ 당면을 삶는 데는 십분 정도 걸리고 찬물에 씻지 않는 다는 걸 배웠어요. 정복쌤 말로는 찬 물에 씻으면 물이 많아져서 야채랑 다 같이 버무릴 때 별로라고요. 선민 언니가 당면을 꺼내서 말 할 새도 없이 신속한 동작으로 찬물에 담궈버리긴 했지만 물기를 여러번 탈!탈! 털어서 잘 버무려 먹었더라죠.

 


입문자들의 복불복 요리.. 두려워 말아요ㅋ 나름의 재미와 맛, 건강을 찾는 연구실 밥으로 최선을 다하겠사와요.

앞으로도 요리 초보들의 경험담은 계속됩니다. 다음주를 기대해주세용.

 

 

 

 

 

 


4월 29일 (해완)

 


지난 두 달 동안 주방일을 안 한 게 아닌데 일지는 백지다. 주방일지를 도대체 얼마 만에 써보는 것인가. 끝까지 외면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었다... 언제 빠졌냐는 듯이 슬그머니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ㅋㅋ

 


오늘은 왕초보 의역학 4기가 먹는 마지막 점심이었다. 늘 일요일 아침을 담당하는 시성 + 해완 + 민교에 감이당 대중지성 1학년을 하시는 여자 선생님(이름을 까먹었다;; 죄송해요ㅠㅠ)이 합세하셨다. 늘 느끼는 거지만, 일요일 점심마다 찾아오는 감이당의 지원은 정말로 든든하다. 시성 + 해완 + 민교라니! 느림보 + 초보 + 왕초보 아닌가! 그러나 감이당의 베테랑 아주머니들의 손은 우리와 질적으로 달라서 모든 단점이 커버된다. 1시간 반 동안 100인분의 식사를 만들어내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땀 뻘뻘 흘리시면서 식사를 차려낸다. (그렇다고 우리 셋이 열심히 안 하는 건 아니다. 늘 최선을 다해^^). 오늘도 아주머니는 아니었지만 감이당 언니가 와주어서 다행이었다. 우리 셋이 꾸물쩍꾸물쩍 뭔가를 하고 있는 사이에 번개 같은 속도로 시금치를 무치고 부추겉절이를 만들고 다른 요리까지 도와주셨다.

 


오늘의 메뉴. 시금치 무침, 부추 겉절이, 오징어조림, 감자버섯매운탕.

 


오징어간장조림이 메인이었고, 영광스럽게도 내가 이 요리를 맡게 되었다. 나는 갖은 공을 들여서 조림양념을 맛있게 만들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전날 불려놓은 오징어가 택도 없이 작았다는 거. 오징어간장조림에 ‘오징어’만 메인에서 탈락되었다는 거. 손질해 둔 양파와 당근과 함께 냄비에 넣으니, 오징어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하얀 색과 주황 색만 보였다. 나 같아도 먹고 싶지 않을 것 같았다. 다행히 시성오빠가 묘책을 냈는데, 당면을 넣으라는 것이었다. (나에게는 아주 기발하게 느껴졌다) 전날 잡채를 하려고 사둔 당면이 꽤 남아있었다. 궁여지책으로 당면을 뜨거운 물에 불려서 집어넣고, 국에 쓰려고 다듬어 두었다가 남은 느타리버섯도 짝짝 찢어서 넣었다. 이제 오징어간장조림이 아니라 잡탕간장조림이다. 그러나 달군이 와서 냉장고에 있던 우동소스를 뿌렸고 (ㅎㅎ) 그랬더니 어디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맛이 났다. 오...... 덕분에 당번들은 맛도 못 보고 금세 품절요리가 되어버렸다.

 


오늘의 인물. 민교. 민교는 구석에서 계속 잔심부름과 설거지를 도맡아 했다. 사실 민교는 일요일 점심에 어울리는 아이가 아니다. 손질도, 칼질도, 속도도, 기본양념상식도... (17살 나이를 생각하면 당연하다) 그러나 달군이 민교의 요리발실력을 속기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이곳에 배치했다. 덕분에 집에서도 안했을 일 하느라 매주 고생하고 있다.

 


그런데 밥을 하다보면 가끔씩 민교에게 공백이 생긴다. 요리 하나를 혼자 담당하기에는 실력이 모자라고, 당장 급한 재료를 손질하라고 시키기에는 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에 이래저래 못 끼는 것이다. 그래서 민교는 설거지와 바깥세팅을 주로 도맡는데 그마저도 끝내고 나면 정말 할 게 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행히(?) 달군이 와서 일거리를 잔뜩 주고 왔다. 이따 저녁에 김치를 담그려고 사놓은 얼갈이와 열무를 모두 손질해놓으라는 것! 엄명이다. 민교, 긴장하고 손질해야 할 재료의 행방부터 찾는다. “달군, 얼굴이는 어디 있나요?” ㅋㅋㅋㅋㅋㅋㅋ 민교는 일요일에 웃음을 담당하기 위해서 배정되었나보다^^

 


80명에 가까운 의역학 학인들이 식탁을 휩쓸고 지나갔다. 계속해서 빈 접시가 하달되었다. 잔반이 두 가지 정도 남아 있어서 한꺼번에 다 내놓지 않고 잘 계산해서 내놓았음에도, 막판에는 요리가 다 떨어져버렸다. 트랜순이 안 먹는다고 해서 방심하고 있었는데, MWTV에서 열댓명이 추가로 온 것이다. 외부손님들이 왔는데 식탁 위 접시들이 텅텅 비어있어서 당황했다. 다행히 아웅틴툰이 요리를 지금 하고 있다고,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통역을 해주어서 상황이 잘 무마되었다. 급하게 진미채를 볶고 김을 구웠다. 후아~ 트랜순까지 왔으면 큰일날 뻔 했다.

 


1시가 넘어서야 주방당번들도 겨우 밥을 먹을 수 있었다. 10시 반부터 1시까지 밥하고, 청소까지 끝내면 2시 반이 되니까 거의 4시간에 걸친 노동이다. 다들 기진맥진했으나 반찬은 이미 다 떨어진 지 오래. 그래서 오징어간장조림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었다. 빠져나간 기를 추스르고 있으니, 저 멀리 채운쌤이 치킨과 피자를 들고 등장하신다. 트랜순 간식이란다. 오! 구우쌤이 사주신 사이다까지 먹으니 금상천화.

 


몸은 힘들어도 사실 주말주방이 주방의 대부분을 먹여 살리는 것을 생각하면 좋은 일이다. 다음 달 동안 의역학이 쉰다고 하는데, 그러면 주방수입은 어디서 나나? 5월, 주방의 보릿고개가 될 듯하다.

 

 

 

 

4월30일 (달군)

 

월말에는 주방 회계 정산이 있다. 이력서 한 번 제대로 써 본적 없는 모태 백수인 이 몸이 주방일 덕분에 숨 가쁜 월말의 은행을 다 가본다. 우리은행 충무로점. 해방촌 우리은행에 비해 사람이 곱절은 더 많고 또 어찌나들 바쁘게 종종 걸음을 치는지, 이제야 비로소 서울 생활을 하게 된 듯 한 느낌!? ^^

 

 

월말이 되면 한껏 부푼 통장에서 풍선에 바람 빠지듯 돈이 빠져나간다. 꼬박 한 달을 모은 돈인데, 나가는 건 정말이지 한 순간이다.ㅎㅎ 탈탈 털어서 본회계에 한 달 수익을 보내고 나면, 마구 허탈한 마음이 들면서 이제 또 한 달이 가는구나 싶다.

 

 

이번 달 거래 내역은 정말이지 스펙터클 하다. 대중지성만 해도 4팀에 수강생 80명 쯤 되는 왕초보 의역학, 강학원과 글쓰기강좌, 트랜순과 사서강독 등 대형 프로그램들이 줄지어 주말에 개설되었다. 주말 밥 당번들의 뼛골을 빼먹는 듯해 좀 찔리긴 하지만 주말이면 한 아름 지폐가 담긴 돈 통을 안고 들어오는 기쁨이 있다. 특히 이번 달 초에는 열흘이 채 안 되어서 순수익 백만 원을 찍는 엄청난 과업을 달성했었다.(보통 한 달에 백만 원 조금 넘게 보낸다. 건물 월세의 10%를 충당하는 셈) 어, 이러다 한 삼백만원 보내게 되는 것 아니야?! 라며 내심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이 무슨 일인가! 그 열흘 이후에는 손가락만 빨았다.ㅋㅋ 이번 달에 본회계에 110만원을 보냈으니 열흘간 백만 원 벌고 나머지 20일간 10만원을 번 셈이다. 당최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ㅋㅋㅋ

 

 

둘째 주 청년 대중지성의 방학을 시작으로 무려 4팀이나 되는 대중지성 프로그램들이 줄지어 방학을 했다. 마치 밤하늘의 일월 오성이 일직선으로 정렬하듯이! 주말 이틀 벌어 일주일 연명하는 주방 입장에선 이건 보통일이 아니다. 주말을 대비해 질러 놓은 찬거리들이 냉장고 안에서 서서히 풀이 죽어갔으며, 대형 밥솥 한 통 그득히 해 놓은 밥 덕에 다음날도 그리고 그 다음날도 우정의 볶음밥을 먹어야 했다. 이런, 이거 대중지성 방학 없애달라고 건의라도 해야 하나?!라고 한 마디 했다가 청지 친구들의 싸늘한 눈초리와 마주했다. 칼이라도 맞을 분위기였다.

 

 

초반 호황의 기세를 몰아 몇 가지 질러 논 일들이 있다. 첫째 양념통 바꾸기. 기름병과 소스병을 샀다. 꿈의 소스병이라는 하리오 사의 제품을 아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기름이든 국물이든 뭐든 한 방울도 새지도 않고 기가 막히게 똑 떨어진다. 디자인도 죽인다. 하지만 한 개 값이 우리 평일 하루 매상이다. ㅋㅋ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타협을 했다. 몸과 뚜껑이 연결된 일체형 소스병이다. 한 개에 4천원인가 하는 헐한 가격에 샀다. 근디 허고 많은 주방도구 중에 왜 하필 양념통이냐?!

 

 

지난달부터 양념류를 올 자연산(?)으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시중에 파는 양념에는 화학조미료가 범벅이 되어있다고 한다. 나는 조미료 거부반응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먹으면 졸음이 오는데, 내 몸으로 테스트 해 본 결과 조미료 첨가는 간장이 제일 심한 것 같다. 양념류 중 일순위로 조선간장을 구해야 한다.

 

 

연구실 학인들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필요한 양념들을 구했다. 더러는 돈을 주고 산 것도 있지만 대개가 선물로 들어왔다.^^ 특히 고흥에 사시는 성복샘 어머니께서 직접 담그신 간장과 액젓을 마구 선물해 주셨다. 손이 어찌나 크신지, 조선간장이 젊은 사람들 입에 맞겠냐며 조금 먹어본 다음에 사라고 20리터 말통에  반이나 되는 양을 샘플로 보내주셨다. ㅎㅎ 그 간장으로 온갖 궁상을 떨며 진간장을 대체 할 맛간장을 달였다.^^; 어머님! 맛간장 달이면서 엄청 행복했습니다..  보내주신 먹거리들 눈물로 먹겠습니다요~!

 

 

또 하나, 이번 달에 생협에 가입을 했다. 유일하게 중구에 배달을 해주는 두레생협. 2주째 생협 물건을 받아쓰고 있는데, 물론 가격은 눈물을 쏙 빼놓는다. 하지만 거칠고 억센 야채를 먹는 기쁨이 만만찮으며 특히 해산물이 놀랍도록 신선하다. 지난 일요일 생협 동태로 지리를 끓였는데 다들 생태인 줄 알았단다. 그만큼 재료가 신선한 것이다. 오늘은 밀가루와 설탕, 그리고 EM효소 원액이 배달되어 왔다. 주방 형편상 매번 유기농 야채를 먹을 순 없겠지만 양념류와 밀가루 정도는 꼭 생협에서 구해 쓰려고 한다. 다음주부터는 버려지는 쌀뜨물로 EM효소도 만들 생각이다. 좋은 먹거리 공수를 위해 팔 걷어붙이고 뛰어다닐 차이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좋은 거래처(?)나 노하우 등이 있으면 귀띔을 해주셨음 좋겠다.

 

 

전에는 유기농 찾는 사람들이 물개 · 녹용 밝히는 아저씨들 같아 좀 징그러웠었다.^^ 근데 선재스님은 우리가 왜 유기농을 먹어야 하는지 아주 제대로~ 설명을 해 주신다. 음식이 밥상에 오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法다워야 한다. 딱히 몸에 좋기 때문에 유기농 먹으라는 게 아니라는 거다. 농약과 화학비료로 범벅이 되어 비닐하우스 아래 찜 쪄지듯 길러진 야채, 이건 생명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또 피땀으로 농사를 지은 농부들에게 손해를 입히면서 헐하게 뗘온 식재료들, 이건 농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밥상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다 法답게 하기! 이때 어긋난 관계들을 회복하는 가장 빠른 길은 유기농이라는 것.

 

 

이제 5월이다. 대중지성 네 팀이 다시 시동을 걸고 연구실에 드나들기 시작한다. 다음 달의 매상도 부디 안녕해야 할 터인데! 어찌됐건 주방의 먹거리 개선(?)사업은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