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주방, 셋째주 일지! 

각자 한 번 밖에 못 썼네요^^; 이번주에는 다시 원상복귀 가겠습니다~rabbit.gif




2/14 (해완)


오늘 점심은 민교+기원. 메뉴는 파래자반볶음과 버섯전골.


연구실 인원은 한산했다. 기원언니가 알바 때문에 좀 늦는다고 연락이 왔다. 혼자서 준비하고 있어도 큰 무리가 없을 듯 했다. 어리버리 민교를 대신해 레시피를 찾아서 하는 방법을 일러주었다. 민교는 눈을 빤짝~ 귀를 쫑긋~ "이렇게 하는 거야, 알았지?" "네 누나!" 

그럼 잘 하려무나. 뒤돌아서는데 갑자기 민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네?!! 저보고 지금 하라고요??" (음성지원) 그럼 그대로 전달하라고 말했겠니... 절 혼자 두지 마세요 하는 민교의 눈빛. 속으로 ㅋㅋㅋ웃으면서 기원언니가 올 때까지 같이 밥을 했다. 육수물을 올려놓고 재료를 다듬고 이래저래 판을 벌려 놓으니 기원언니 등장. 나는 안심하고 퇴장이다.


그러나 오늘의 일지 하이라이트는 저녁이다. 오늘 저녁은 그야말로 수산물 노동시장 + 무한 굴파티였다. 


오후에 굴 박스가 5개나 왔을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았다. 그래도 채운쌤이 굴요리가 별로 안 어렵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이 나서("그냥 씻고 김 쐬면 되지!") 마음을 놓았다. 하지만.... 결과는 "굴과 함께" 였다. 레시피는 쉬웠으나 손질해야 할 절대량이 엄청났던 것. 4시부터 연구실 아저씨부대가 출동했다. 철현, 병철, 달군, 현진, 영대, 민교(헉). 그들은 앞치마를 두르고 고무장갑을 끼고 컴컴한 세척실에서 솔질을 시작했다. 쓱쓱쓱쓱. 4시부터 8시까지 대장정이 펼쳐졌으니... 세척실은 어떤 풍경이었을까? 현진오빠는 중간에 글러브 슬럼프라며 슬쩍 도망갔다. 그래서 야비한 '테미스토클레스'라는 평(?)을 들었으나, 채운쌤이 그것도 너무 과하다하여 취소되었다. 병철오빠는 청년대중지성 숙제를 구상하겠답시고 페리클레스와 노무현, 안철수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무도 듣지 않았다) 철현오빠는 아주 익숙한 노동자 포즈를 취했다. 반면, 민교는 달군 공장장에게 일을 빨리하라는 쿠사리를 계속 먹어서 잔뜩 울상이 되었다. "저 진짜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달군~" (음성지원) 민교. 3년만 연구실에 있으면 만능이 될 거야^^ 


맥주와 함께 본격적으로 펼쳐진 파티. 셰프 철현은 마지막 파티를 위해서 10시까지 주방에 남아 있어야 했다. 채운쌤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방감독을 하셨다. 이때 주방에는 아저씨부대가 아닌 다른 사람들도 출동했다. 수경쌤, 찬언니, 태람언니, 옥상쌤... 그리하여 탄생된 메뉴들은 초호화였다. 굴전, 굴튀김, 굴찜, 굴구이, 맥주까지. 사실 이때쯤 되니 사람들은 굴보다는 (정말 오랜만에 본) 마요네즈 소스에 더 환호성을 쳤다. 나중에는 다들 터질 듯한 배를 끌어안고헉헉대며 굴을 피하고자(?) 했지만, 굴은 끝날 줄 모르고 테이블로! 어디서도 찾지 못할 무한리필 주방이었다.


선생님들이 모두 옹기종기 모여앉아 굴을 까고, 옆에서 우리는 정신없이 술과 굴을 먹었다. 청년대중지성에서 앞으로 1년동안 펼쳐질 '감시와 처벌'을 위해 미리부터 먹이는 거라고 한다^^ 굴 먹고 정력증진해서 사고나 치지 말라고 하신다. 난생 처음 이렇게 많은, 귀한 굴을 먹는다. 어디가서 돈 주고도 못 사먹는 감사한 굴! 머리부터 발끝까지 '굴'이었던 (평생 다시 해보지 못할!) 파티, 모두 감사합니다*^^*



2/17 (다영)


점심메뉴는 근영쌤표 버섯전골 + 콩장이었습니다. 


버섯전골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매번 바꿀수가 있어요. 그러나 오늘 들어갔던 재료에는, 콩나물, 표고버섯(기둥은 잘 파냅니다), 두부, 배추, 고추, 파입니다.


1) 미리 다싯물을 따로 내놓는다.

2) 각 재료들을 씻고 다듬는다.

3) 양념만들기(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다진마늘)

4) 전골냄비를 준비하고 재료들을 얹는다. 

   먼저 바닥에 콩나물을 평평하게 놓고 그 위에 두부, 배추, 표고버섯을 1/3 영역 씩 예쁘게 올려 놓는다.

5) 양념장을 재료 위에 올리고 육수를 넣어 끓으면 즉시 먹는다.


*** 전골은 오래 끓이는 음식이 아니므로 육수를 마지막에 붓고, 끓으면 즉시 먹습니다!


아 그렇군요- - 전골은 오래 끓이는게 아니었군요. 저 같은 무지랭이는 이 모든 게 신지식! 생각보다 만들기 쉬운 것 같습니다. 다음엔 홀로 도전해보겠습니다. 배추나 콩나물 대신에 미나리나 쑥갓 냉이가 들어가도 된다고 합니다. 머섯도 송이버섯, 느타리, 팽이버섯을 활용해서 요리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요즘 연구실 콩장을 담당(?)해주시고 계신 근영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콩 껍질 하나 벗겨지는 것 없이 맨질맨질 보기 좋게 & 맛 좋게 끓일 수 있을까요? 언제 한 번 근영쌤 인터뷰를 해야 겠어요ㅎㅎ


저녁엔 내일 저녁 정화스님 강좌를 대비하야 연근을 미리 다듬어놨습니다. 요즘 토/일요일은 점심/저녁 할 것 없이 '전쟁 같은 주방♬' 혹시 부족하진 않은지 반찬과 인구를 수시로 체크하고 밥 시간이 끝날 때까지 긴장을 놓지 않도록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