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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처럼 낯설고 병처럼 친숙한 존재가 있을까. 병이 없는 일상은 생각하기 어렵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나 역시 살아오면서 수많은 병들을 앓았다. 봄가을로 찾아오는 심한 몸살, 알레르기 비염, 복숭아 알러지로 인한 토사곽란, 임파선 결핵 등등. 하지만 한번도 병에 대해 궁금한 적이 없었다. 다만 얼른 떠나보내기에만 급급해했을 뿐. 마치 어느 먼 곳에서 실수로 들이닥친 불청객을 대하듯 말이다. 이 불편한 동거에 마침내 종지부가 찍혔다. ‘탐색본능’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체 왜 느닷없이 이런 병이 찾아왔을까? 다들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했다. 그럼 그 스트레스는 대체 어디서 온 거지? 집착과 욕심 때문이라고? 그런데 왜 하필 그 병이야? 이렇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자 문득 병이 재미있어졌다. 탐정소설을 읽는 듯,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 그리고 차츰 깨닫게 되었다. 병은 저 먼 곳에서 우연히, 실수로 들이닥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한 메시지를 들고 찾아오는 전령사라는 것을. 하지만 나는 그 봉인조차 뜯어보지 않고 쓰레기통에 넣어버렸다는 것을. 


그만큼 나는 무지했고 또 게을렀다. 무지와 게으름은 환상의 커플이다. 그러고도 살 수 있었던 것은 일단 생득적 기운으로 대충 살 만했기 때문이다. 살 만하다, 는 것이 늘 문제다. 계급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웬만큼 살 만하면 인간은 자신이 얼마나 무지하고 얼마나 게으른가를 정직하게 볼 기회를 놓쳐버린다. 그래서 아파야 한다. 아파야 비로소 ‘보게’ 된다.  
─ 고미숙,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책머리에」중

고미숙 선생님의 『리라이팅 동의보감』이 곧 출간될 예정입니다! 두둥! 출간될 예정이라니, '아니 나오지도 않은 책을 벌써 이야기 하는 이유가 뭐지?'라는 궁금증이 자연스레 생기시겠지요? (그..그랬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사실 요즘은 아프면 무조건 병원에 갑니다. 그런데 병원에 가면 오래 기다려야 하고, 의사 선생님은 전문용어를 사용하시기에 제가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스트레스 때문에"라거나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아서" 같은 내용 뿐입니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동의보감』이 한 권씩 있어서 아플 때마다 찾아보고 치료가능한 것들은 스스로 고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우와~! 참 멋있죠!!!

『동의보감』이 읽기에 그리 편안한(?) 책은 아닙니다. 너무 두껍기도 하고~ 어떻게 읽어야 할지 난감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의외로 쉽게 접근할 수도 있답니다. 자신의 병증을 찾아가는, 그 목적만 있다면 책의 두께는 문제가 아니라능!! 오홍홍홍~~ 고미숙 선생님께서도 '직접' 병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동의보감』과 만났다고 합니다. 우리도 고미숙 선생님과 함께 『동의보감』의 세계와 접속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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