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 화요일 첫 시간 후기

첫 시간은 연속된 깨달음의 시간이었습니다.
‘인체시장’과 ‘몸사냥꾼’의 텍스트들은 전공특성상 자주 접했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고민을 심화시키는 방법도 몰랐다고 하는 편이 맞겠지요. 특히 매우 실용적인 글에만 익숙했던 저로서는 발제문을 읽고 이해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간신히 선생님께서 내어주신 문제의 답만으로 두 장도 안 되는 발제문을 채우고 다른 분들의 발제문은 채 읽지도 못하고 참가하였는데, 부끄럽기도 하고...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일단 글쓰기에 ‘성실함’이 필요하다는 반성이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충실한 요약과 정보탐색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가져갔던 ‘질문’들은 문제의식이라기보단 궁금증이었던 것 같아요. 좀 더 찾아보고 좀 더 생각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희 2조 발제문을 쓰신 황정 선생님이 숙제를 너무 많이 준비하셨다는 약간의 핀잔을 들으셨지만 저에게는 그 성실함이 매우 큰 자극이었습니다.
그리고 질문을 던지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을 발전시키는 방법에 대해서 이진경선생님께서 얘기해주신 내용들이 무척 좋았습니다. 또 만세님께서 저의 글에 정성스런 첨삭을 해주셨는데 그것도 매우 감동적이었구요.
서로 배움을 주고 받는 강학원인데 저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1조의 발제 <생명의 가치, 표상, 소유>는 가치, 표상, 소유에 대한 세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질문이 뭘 묻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이진경 선생님의 지적이 있었구요, 토론을 통해서 두 가지 주제에 대한 질문을 찾아보았습니다. 이 토론을 통해서 ‘질문하기’에 대해서 보다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처음 읽었을 땐 좀 어려웠지만 토론을 하는 동안 보다 명료해진 것 같고, 무엇보다도 ‘발제란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하고 배울 수 있는 모범적인 글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진경선생님)
두 번째 ‘복수의 몸의 이미지’의 의미가 몸에 대한 상이한 종류의 이미지들 중 유전공학과 결부된 이미지가 부상하면서 다른 이미지들을 억압하면서 우리를 장악해가고 있다는 것이라면, ‘무엇이 유전공학의 이미지를 부상시키는가?’를 질문해야 하는 것 아닌가.
(중략)
세 번째 ‘지적재산권법’과 연관시켰는데 통상적 법과 권리의 관계로 해석하는 것은 사회주의적 관점에서도 던질 수 있는 문제임. 생명권력의 문제를 함축하고 있는 생명정치학의 문제를 구성할 필요가 있을 것임. 이를테면 과학자들만이 특허를 신청할 수 있고, 인도 닌나무?를 실제 사용하는 사람은 특허신청이 불가능함. 법이 작동하면서 사전적으로 작동하는 배제구조가 존재함. 미국이 대부분 선점하고 제3세계 주민들은 할 수 없음. 즉, 제국주의 국가와 식민지의 관계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음.
(중략)
질문하기가 숙제였는데, ‘질문하는 방식으로 하기’가 잘 안 됨. 읽은 것을 자기의 언어로 잘 요약하지만, 질문 구성이 어려운 것 같음. 나름대로 정리한 것(아이디어)이 있으면 아이디어에 머물지 말고 질문으로 밀어붙일 것~! 아이디어가 질문이 될 때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임.  그것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임.
  

2조 황정선생님의 발제 <생명에 관한, 생명에 의한 정치학의 문제>에서는 텍스트의 두 가지 사례를 통해서 질문과 이론적 모델을 제시하였습니다.

이진경선생님) 텍스트에 있는 무수한 사례들을 통해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야 함. 이론과 관련한 가지질문과는 좀 다름. 때로는 개념이라는 것이 질문에 대해 쉽게 대답하게 만들고 질문해야 할 것을 찾지 못하게 만들기도 함. 어설프게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이 방해될 때가 있음.

3조의 백미정 선생님 발제에서는 가족들의 수술 경험과 더불어 네 가지 질문을 주셨습니다.

이진경선생님) 막연한 질문임. 무엇의 동력이 되기는 어려우므로 구체적으로 질문을 던져보는 게 좋음. 예를 들면 동일한 신체를 둘러 싸고 나타나는 상이한 두 권력의 대결상황을 통해 질문을 던져볼 것.

만세) (세번째질문에대해?) ‘신약은 병을 없앨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부정적임. 텍스트를 읽으며 AIDS가 이미 해결되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음. 자원이 있으면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상상하지만, 자원이 분배되는 방식에 의해 그 결과는 달라짐. ‘신약은 희귀하지 않은 난치병이 완치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관계를 이미 갖고 있다.’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임. 오히려 가난한 자들로 하여금 부유한 자들의 행위를 따라 경쟁에 순응해서 저 약을 구매할 능력을 갖추도록 동기부여함.

4조 <사회적 약자에게 병 주고 약 팔고 특허권 신청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발제에서는 발제자 형주님의, 배움에 있어 솔직하고 용감한 면이 잘 느껴졌습니다. 뒤이어 자유토론 이 이어졌습니다.

윤삼호선생님) 질병이 없는 상태에서도 의사들은 약과 질병을 만들어낼 것임. (병리적 실체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정신질환이 그러한데, 최근 발표된 통계가 있음. 현재의 정신과적 진단 기준에 의해서 어린이 57%가 하나 이상의 정신장애에 시달리고 있다는 통계임.
이같은 질병마케팅이 의료복합체(의사, 제약회사, 과학자)에 의해 일어나고 있음.

만세) 건강과 병의 개념이 독점된 것이 문제임. 뚜렛증후군 환자의 틱증상은 내부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비사회적 행동을 하는 것인데 치료제인 할로페리돌을 쓰면 부작용으로 멍해지는(행동장애, 인지저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약을 쓴다고 함.

차지호선생님) 텍스트가 극단적 사례를 다룬 측면이 있음. 그렇게 노골적인 침탈을 하고 있지는 않음. 그것만 보면 오히려 논점을 흐트릴 수 있음. 제약회사가 고지혈증, 고혈압 등 서양인들이 많이 앓는 질환에 대한 약에만 투자를 하고 제3세계 주민들을 위한 치료제를 개발하지 않는 것이 더 문제일 수도 있음.

000선생님) 제약회사에서 고지혈증, 고혈압과 같은 약의 치료제를 제3세계의, 그 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 실험한다는 뜻인가? 그럼 그게 더 문제 아닌가?

차지호선생님) IRB라고 임상시험 등 연구를 할 때 환자 권리 관점에서 윤리적 측면을 심사하는 과정을 미리 거치게 되어 있음. (잘 못 들어서...후략)

의학 내부의 비판과 반성이 필요하다는 여러 분의 의견...

정소원) 의료권력에 대한 문제를 ‘의료화’, ‘의료지상주의’, ‘전문가중심주의’로 나누어 얘기할 수 있을 것임. ‘의료화’는 질병판매학처럼 의료의 영역이 아니던 것이 의료가 되는 것이고, ‘의료지상주의’는 의학적 치료만이 해법이라는 인식, ‘전문가중심주의’는 전문가들이 지식을 독점하고 환자들의 주관적 해법을 무시하는 것들임. 의료계 내부의 반성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주권운동, 환우회 중심 운동처럼 외부의 노력도 중요함.

마무리.....
이진경선생님) 앞으로 생명을 둘러싼 권력관계를 볼 것임. 생명을 통제하려는 권력을 보려는 시도임. 인간만의 문제는 아님. 유심히 보면 유전자를 통제하고 조작하고 권리를 취득하는 것은 인간에서 시작했지만 인간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행해지지 않음. 탈인간화된, 세포를 다루는 방식임. 암세포를 갖고 태어나게 유전자변형된 쥐, 그와 인간의 관계는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함. 실험이라는 상황에 내재된 것은 아닐 것임. 목적한 바가 아닌 엉뚱한 것이 만들어질 경우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폐기할 테지만 그것은 비인간적이고 일방적임. 생명체와 결부된 일반화된 문제로 다루어야 함.

(홉스의 얘기. 중략) 자본이 착취하지만 자본이 있기 때문에 먹고 살 수 있음. 자본이 있어서 먹고 살 수 있게 된 상황에 대한 주목이 있어야 함. (중략)
의학과의 관계,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만이 아니라 의사와 생명의 관계임. 위생, 전염병, 세균과 인간과의 관계 모든 것이 포함됨. 이 모든 것에 대해 근본에서 질문을 던져야 함.

다음 시간에는 세 가지 텍스트를 다룸. 생명권력, 생명정치학의 문제를 얘기한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11장, <성의 역사> 5장. 비슷한 시기에 제기됨. 아감벤 또한 자기 나름의 생명정치, 생체정치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음. 3장.

푸코-아감벤 어떻게 다르게 사유하는가. 나는 어떻게 생각하나.
생명공학적 측면에서 바라보면 어떻게 다를지, 어떻게 변형되어야 할지 고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