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오티에 이어 2주차에는 본격적으로 러시아 문학을 읽었습니다.

그 시작은 러시아 문학의 문을 활짝 열었다고 볼 수 있는 푸쉬킨의 <예브게니 오네긴>이었습니다.

'운문소설'이라는 다소 생소한 형식의 소설로 표면적으로는 '사랑'소설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단순한 사랑 이야기는 아니고, 낭만주의 시대의 '사랑'이라는 주제로 방황하는 청춘, 러시아, 푸쉬킨 자신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서구 유럽의 낭만주의는 프랑스 혁명에서 촉발되어 그것을 문학에서 완성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학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그 안에서 완전한 것을 찾고자 하였습니다.

이때 소재로 자주 쓰였던 것이 '사랑과 자유'였습니다.

푸쉬킨의 소설은 이러한 서구 낭만주의에 대한 반발 내지는 회의에서 시작됩니다.

완전한 사랑에 대한 믿음을 가진 시인 렌스끼는 서구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렌스끼는 사랑하는 여인(올가)을 지키기 위해 오네긴과 결투를 하고 결투에서 그는 죽고 맙니다.

렌스끼의 죽음은 어떻게 보면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구식 낭만주의에 결별을 고하는 푸쉬킨 자신의 태도가 있었기 때문이죠.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오네긴은 서구의 낭만주의에 대해 회의적이지만 여기서 벗어날 수 없어

방황하는 인물입니다. 마지막에는 자신이 그렇게 경멸하던 찌질한 사랑의 고백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는 걸로 봐서 아직도 낭만주의 정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오네긴이 바로 푸쉬킨 자신이자 러시아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반면 오네긴을 사랑한 따찌야나라는 여성은 전혀 다른 유형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서구의 낭만주의 문학을 읽고 자랐지만 시골(자연)의 순박함을 그대로 지니고 있으면서

젠체하지 않는 순수한 사랑을 했고, 모스크바(도시)로 올 때는 낭만주의를 자신의 것으로 체화시켜

일상에서 자신의 것으로 구현함으로써 천박하지도 않고 오히려 뭇 사람들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여성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따찌야나는 푸쉬킨이 이루고자 했던 '예언적 형상의 전형'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걸 알아보지 못하고 그녀를 차버린 오네긴은 후회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오네긴의 실체를 알아버린 그녀는 오네긴을 사랑하기는 했지만 더 이상 그를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푸쉬킨이 대단한 점은 인물을 통해 시대의 전형을 보여주고, 또 미래의 전형까지 예언했다는 점인데요,

그의 영향을 받지 않은 문인들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합니다.

인물들의 내면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사실 현대 소설에서는 너무 흔해서 원래 그런가보다 하는데

이 시대만 해도 '무대에서 독백하고 있는 나'를 만들어내는 작업은 거의 센세이션이라고 하네요.

서구의 낭만주의를 받아들이는 개인들의 태도 및 심리 묘사. 이것이 바로 푸쉬킨이 한 작업이었습니다. 


여기까지는 간단한 후기였구요. ^^


다음주 공지는 간단합니다~~ 

10월2일(화)는 샌드위치 연휴라 수업이 없습니다~~

그 다음주인 9일에는 고골의 <뻬째르부르그 이야기>를 읽어오시면 되고, 발제자는 정진완샘이십니다.

낭독할 문장은 좀 더 길게 뽑아오셔도 될 것 같습니다. (장면 전체)

1문장 내지 2문장으로 뽑아오시면 맥락이 잘 안들어오는 건 저만 그런가요? ^^;

그냥 읽을 때랑 낭독할 때랑 맛이 전혀 다른거 같아요. 낭독할 때 개인의 특징이 드러나서 재밌기도 하구요. 꽂힌 문장은 왜 꽂혔는지 좀 더 자세하게 얘기 나눠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문장 선택하신 분들께서 많이 준비해오시면 좋겠죠? ^^

그럼 추석 연휴 잘 보내시구 9일에 봐용~animate_emoticon%20(39).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