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집을 나와 좀 헤맸습니다
헤매는 계절인가 봐요
마음이 갈피를 못잡아 걸음도 정처 없어져서는
자주하던데로 만만한 시립도서관에 자리를
잡았답니다. 달디 단 자판기 커피를 두잔 마시며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를 읽었습니다.

혼자 자꾸 웃었어요. 도서관에서 일행도 없이
킥킥대는 게 보통 용기로 되는 게 아닌데
공감하고 얼굴들을 떠올리면서 괜히 좋아서는...
쓰게 가라앚아 있던 마음에 위로가 됐어요.

그리고  수첩에 적어 두었어요.
'잔머리를 굴리거나 초조하다고 오락가락하면 절대
안된다. 텅 빈 마음으로 치열하게 열망할 것'

저 내일 휴학계 물러달라고 조교님께 조르려구요.
저처럼 멋없는 사람도 참 드물거에요.
부끄러워 어떻게 조교실을 찾아갈까 싶어요.
깨달은 것 처럼 대범하게 싸인까지 했는데 말이에요.

잔머리 굴리고 초조하다고 오락가락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쪼잔하게 열망하는 제가  밉습니다.
그치만 이번에 학교를 쉬면 다시 돌아갈 용기가
없을 것 같어요. 하기 싫고 버리고 싶어서 그냥
돌아서기로 했는데 그것이 포기인지 제 선택인지
답이 안나서 내내 속상했었는데...
3학년 마치고 그렇게 힘들고 부담된다는 4학년까지
견뎌내면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교를 다니며 주제학교까지 들을  어깨가 못되서
정말 정말 아쉽지만 수강신청을 못했어요.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야밤에 글을 쓰는 건 왜인지.
고미숙 선생님께 듣프다고 크게 이야기 해놓고
숨어버린 대학생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 싶어서요. 히

연구실이 좋아요. 무작정 좋아요.
처음 기웃거릴 땐 온몸이 굳어선 카페에서 책만 사고
쓸쓸히 돌아가고  천팔백원 내고 밥먹는 게 미션일 정도였는데..
며칠 못오면 짝사랑 그리듯 마음이 허전해 진답니다. 
저도 참 신기해요. 원래 엄청 쭈빗대고 말도 어버대는 사람인데. 밥도 먹고 얘기도 걸고.

이제 대학생은 대학생 케포이를 하나도 안 빼놓고
치열하게 해내겠습니다.
요가도 세미나도 하며 학교까지 도망안가구 말이에요
내일은 미운정든 실기실 냄새를 맡으러 학교로 가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