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어떻게 자기를 드러내야 맹자가 이야기했듯
자신의 허물을 일월처럼 나타내 보이는걸까 생각하다가
제 사주로 소개를 하는 것이 제 자신을 숨기지 않고 잘 보여주거 같아서요..
어설프게 주워들은 귀동냥이지만 제 사주로 제 소개를 하도록 하지요.

사람은 태어나면서 5가지의 기운, 木火土金水의 오행을 몸 안에 받아서 태어난다고 하지요.
그것이 네 가지의 기둥, 사주이구요.
즉, 연월일시의 기운이 인간의 몸에 배어
그 사람의 의지 및 성향, 관계방식을 이끈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이 결정론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변하지 않는 운명이라는 소리는 아니겠지요.
사주팔자는 고정된 그 무엇이 아니라,
흐름이자, 관계방식인 것이지요.
그리고 그 흐름과 관계의 양상을 아는 것은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와는 다른 문제인 듯 합니다.
그 흐름과 관계에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가 사주의 핵심인거지요..

각설하고..

時日月年
甲甲甲丁
子辰辰巳

제 사주입니다..
사주팔자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걸
그쪽 동네 전문용어로는 일간이라고 하지요.
제 사주팔자에서 일간은 나무 중에서도 양(陽)의 기운이 넘치는 갑목(甲木)입니다.
흔히 남산 위의 소나무로 비유하고는 하지요.
제 잘난멋에 사는, 주변은 돌아보지 않고 위로만 쭉쭉 커나가는 놈이지요.
하지만, 이놈이 일을 시작하기만 하지 마무리를 잘하지는 못합니다.
뭔가 매조지를 짓고 결과물을 내놓는게 아니라
그냥 무턱대로 위로만 뻗어갈려고 하지요..
게다가 제 팔자에는 수(水)기운이 고립되어 있어서 더더욱 그러한 듯 합니다.
제가 수기운이 고립되 신장도 안좋고
정(精)이 부족해 뭘해도 쉽게 사그러들거든요..

제 사주에는 유독 갑목의 기운이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뭐 하나 제대로 마무리 짓는 일 없이
여기저기 사방팔방 일만 벌려놓기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뭐든 욕심은 많아서 이것저것 다 기웃기웃대는데 결국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건 없습니다.

글쓰는 것도 마찬가지이지요.
처음 몇줄만 보면 뭔가 그럴듯한 글이 나올거 같은데 결국 써보면 별거 아닌 글이 되지요.
용두사미 글쓰기의 전형이랄까요..

갑목은 또 남에게 지는걸 싫어합니다.
저도 무조건 이기는걸 좋아하지요.
그래서 질 것 같은 승부에는 아예 처음부터 승부하려고 하지도 않지요.
제가 이길 수 있겠다는 확실한 계산이 서야만 승부를 거는 편입니다.
루쉰이 말하는 정신승리법의 일종일 수도 있겠네요..

거기다 제 사주에는 금(金)기운이 없습니다.
금기운이라 하면 도끼같이 뭔가 잘라내는 기운입니다.
그래서 뭔가 맺고 끊는 것을 잘 못합니다.
무슨 관계를 맺다보면 저도 모르게 어느새 이리질질 저리질질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게 되지요.
그냥 남들이 하자고 하면 왠만하면 다 하는 편이지요..
그래서 금기운이 넘치는 사람들 뭔가 분명한 사람들을 무서워합니다.
원래 나무는 도끼를 싫어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제 사주에 백호대살이 있어서 고집도 센 편이지요.
정작 중요한 일은 계획없이 그냥 흘러가는대로 대충대충 살지만,
쓸데없는 일에 고집을 좀 부리는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사주상에는 공부할 팔자가 없습니다.
돈이랑 여자복은 사주에 조금 있는데 말이죠..^^
실제로도 공부랑은 원체 거리가 먼 놈입니다.
대학 다닐때부터 책읽는거 글쓰는거는 누구 못지 않게 싫어했더랬지요..
그래도 공부운이 사주에 없는 사람은 더더욱이 공부를 해야한다고
누군가 옆에서 계속 강요하듯 말하지요.
그런 능력이 없으면 그 기운을 쓰는 사람들 옆에라도 있어야 한다구요..
그래서 늘 연구실에 기웃대고 있습니다..

아무튼 제 잘못된 습을 버리고,
동선을 바꾸기 위해 이번 강학원에서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뭐 엄청나게 바뀌겠냐만서도
시간약속 지키기, 다른 사람에 폐끼치지 않기등을 실천해보려고 생각중입니다.
그럼 앞으로 한 학기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