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난닝구> -  배한권(경산부림초6, 1987.9)

 

작은 누나가 엄마보고

“엄마, 난닝구 다 떨어졌다

한 개 사이소“한다.

엄마는 옷 입으마 안보인다고

떨어졌는걸 그대로 입는다.

 

난닝구 구멍이 콩만한게

뚫어져있는줄 알았는데

대지비만하게 뚫어져있다

아버지는 그걸 보고

난닝구를 쭉쭉 쨌다.

 

엄마는 와이카노,

너무 째마 걸레도 못한다 한다.

엄마는 새걸로 갈아입고

째진 난닝구를 보시더니

두 번 더 입을 수 있을 낀데 한다.

 

 

 <연천에 부임하는 신군수를 전송하며> - 이용휴

 

개 두 마리 앞세운 시골 아낙네

고리 짝엔 점심참 가득 담았다

행여나 국에 벌레 빠질까

호박 잎으로 덮어 두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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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배운 두 시에서 사람들이 한 일이 아이들한테는 확실히 낯설고 신기했나 봅니다.

대체 난닝구를 왜 찢냐, 그걸 어떻게 걸레로 쓰냐

호박 잎으로 국을 덮으면 호박잎에 있던 벌레가 떨어지지 않느냐 하면서 말이 많았죠-ㅎ- 

 

두현: 아빠는 새아빠에요. 나빠! 난닝구를 쭉쭉 째고.

영환: 엄마 스쿠루지! 아빠는 필요없는 것은 제때 딱 잘 정리하고 버려요.

지후: 그런데 난닝구 보다는 신문지로 바닥 닦는게 더 좋은데.

준영: 시골 아낙네는 아직 결혼을 안했을꺼야. 너무 꼼꼼해서 남자가 싫어해

지후: 그런데 호박 잎이랑 벌레랑 다 국에 빠지면 어쩌지요?

 

<엄마의 난닝구>도 그렇고 <연천에 부임하는 신군수를 전송하며>도 그렇고

지금 이 순간의 장면을 포착하여 구체적으로 누군가에 대해서 쓴 것이 좋았습니다.

가족이든 친구든 누구든  옆에있어도 가까이 있어도 사실 제대로 보지 않잖아요.

굳이 성격이 어떻다, 마음이 어쩐다 할 것 없이

지금 그 사람이 뭘 하고 있는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말들을 하는지

그걸 깊이 보는 것 만큼 그 사람한테 마음 쓰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래서 가까이 있는 사람에 대한 시를 쓰기로 했습니다.

멋진 시가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김남우의 <학예회>가 저는 가장 좋군요.(^0^짝짝짝~)

무대 위에서 악기를 든 채 선생님의 꾸중과 음악에 맞춰 초조하게(?) 몸을 움직이고 있을 남우가 상상이 됩니다.

'한 순간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자'는 것이 우리반의 오늘 미션이었는데 훌륭하게 미션완료했어요.

한가지 놀라운 사실! 남우는 시 쓰고 있을 때만은 엄청 집중하더군-.,-ㅎㅎ

 

 

< 학예회 -  김남우 >

 

학예회 전날 - 선생님이랑 친구들이랑 무대에서 연습하는데

야 제대로 해! 이게 뭐야 손흔들지말고!

이렇게 소리를 나한테 지르신다

붕 짝 삑 노래가 갑자기 끈겼다 제대로 해!

이렇게 또 지르신다

붕짝 붕짝 이렇게 재대로 한번

끝났다 또 붕짝붕짝 띡

제대로 해! 입만 옹알거리지 말고!

다시!

부짝 붕 짝 딴 딴 이제 또 2번 끝났다

이제 아무래도 안돼겠다

다시! 박자맞추자 붕 짝 붕 짝 그래그래 이렇게 하는거야

또 하자 붕짝 띡 이번엔 뭐야 이 건 CD가 끈 긴거다 또 계속했다

이럴게 무대에서 1교시부터 4교시까지 하루종 일 학예회 연습만 했다

집에 갔다 가서 선생님이 또 집에가서 연습하라고 하셨다

난 학예회 말고 가을 운동회를 하면 좋겠다

그리고 선생님은 너무 많이 혼낸다

 

 

 

또, 친구들의 멋진 시 몇 편 더 소개합니다.

 

< 우리 형 - 김산 >

 

우리 누나와 우리 형이 내 집에 왔다.

우리 형은 냄새에 민감하다.

어느날 뿌~웅 소리와 함께

냄새가 퍼진다. 형이 "이거 누구야"

하고 숨소리도 내지 않고 들어보니

계속 형쪽에서나고 있었다.

우리가 형이 뀐거 아니야

라고 물어보니 "맞네"라며

인정한다.

우리형은 괴짜다.

 

 

< 양말의 고생 - 박영환  >

 

아빠 내 양발을 휑하니 신고 가버렸다.

내가 일어나 눈을 비비며 보니 내 양발이 아닌 아빠의 양발만 있었다.

내 눈이 이상한 줄 알고 눈을 비비고 얼굴을 꼬집어도 양발은 없다.

엄마는 또 양발 빨아야 된다고 한숨.

난 내 양발 찢어질까 발 동동.

아빠 때문에 무좀 걸리겠다.

 

(아빠가 영환이 양말을 신고가서, 영환이는 아빠 양말을 신고 갔고

 결국 영환이는 무좀이 걸렸다는 후일담!)

 

 

 

 

* 설 지나고 만나면 우리가 지은 시 낭독회 해야겠어요.

  건강하게 만납시다~

  아차, 그리고 이번주 배운 시 두개 외워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