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공간 남산/남산 워커스 인터뷰/인터뷰 일시(01.09 pm2:00)

interviewer:박경환, 김영욱

interviewee:추선정, 강지영, 박수영

 

 

 

 

 

중지성  재수를    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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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대망의 새해가 시작되었다. 연구실의 1월은 조금 한가하다.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앞선 준비기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1월에도 바빠 보이는 이들이 등장했다. 연구실에서 미인계라는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추선정 학인, 모자를 쓰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박수영 학인, 연구실 10분 거리인 서경재에 살지만 쉼터에서 숙박을 시작한 강지영 학인이다. 저들이 왜 이렇게 바쁘게 돌아다니는지 궁금했다. 그 이유는 바로 2011년 강학원 프로그램 중 가장 먼저 시작한 대중지성 때문이었다. 저들은 작년에 나와 같이 대중지성을 함께했던 이들이다. 이들은 작년에 ‘바쁘다’ ‘정신 줄을 놓고 있는 것 같다’ 등등의 고통을 토로했었다. 올해 다시 한다는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그런데 다시 대중지성을 시작했다. 5기 대중지성에 나만 모르는 무슨 비밀이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 이유를 꼭 알아보고 싶다. 밥, 강, 추 학인이여! 왜 다시 대중지성을 시작하니?

 

 

 

 

1. ‘자기 언어’로 이야기 한다

 

 

추선정 학인의 직업은 큐레이터다. 대학원 학위, 유학경력이 중요시되는 큐레이터의 직업상 필요사항으로 대학원을 준비했다. 대학원만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조금 남아 교양 좀 쌓으려고 대중지성을 신청했다. 그런데 작년에 대학원 원서를 내지 못했다. 대중지성 학술제와 에세이 준비하느라 대학원 원서날짜를 깜빡한 것이다. 그런데 올해도 대중지성을 하는 건 대학원 준비를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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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많이 했어. 대학원을 갈까 다른 선택을 할까.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고 혼자 생각도 많이 했어. 결론은 남산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어. 내가 하고 싶은 건 그림에 대해서 글을 잘 쓰고 싶은 것이거든. 사람들이 그림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글. 그런 글을 쓰기 위해서 남산에서 공 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

 

 

 

 

 

 

 

 

 

 

 

 

 

 

추선정 학인은 글 쓰는 공부를 하고 싶어서 남산에 남는다고 했다. 그런데 그녀는 1학기 에세이 때 글쓰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어려운 텍스트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로 글을 쓰는 것이 너무나 힘겹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녀는 대중지성을 중도하차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친해져 버린 학인들과 헤어지기가 싫었다. 또한 중간에 그만둔다는 것이 '쪽팔리다‘는 생각에 버텼다.

그런데 그녀가 2학기가 지나면서 변해갔다. 대중지성 에세이 발표에서 그녀의 변한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신의 습성과 태도가 나타난 글을 지적받으면 그 지적을 다음 에세이에는 고쳐왔다. 에세이 형식의 문제에서부터 자신의 언어로 글을 쓰라는 지적까지 그녀는 전부 기억하고 바꾸어 왔다. 그러자 처음에 억지로 3장을 채웠던 에세이가 4장, 7장으로 늘어났다. 장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에서 텍스트를 이해하고 자신의 문제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예쁘고 아름다운 것만 보려했던 자신이 보이기 시작했고 사유가 깊지 않은 자신이 보였다. 그리고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언어로 글을 썼다. 대중지성 에세이 때마다 강조했던 ‘자기 언어’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글이라는 게 내가 이해한 만큼만 쓸 수 있는 것 같아. 그만큼의 세상만 보이는 거고. 작년에 근대라는 내용을 가지고 ‘내 언어’로 글을 써 보는 게 재미있었어. 올해 대중지성을 통해 이 연습을 계속 해보고 싶어.”

 

 

 

 

2. 나의 공부는 변화이다

 

1학기 에세이 때 강지영 학인은 오전 10시 약속이었으나 점심시간 이후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녀는 단 3줄의 에세이 글을 써왔다. 아무리 글을 쓰려고 노력해도 글이 나오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안타까움에 분위기는 침울해졌다. 그런데 그 때 갑자기 고미숙선생님은 그녀에게 몸무게를 물어보셨다. 그리고 그녀에게 “넌 그 몸으로 글 못써. 올해 50kg까지 만들어야 돼. 등산과 108배를 해서 체력을 기르도록 해봐.”라는 특명을 주셨다.

이때부터 강지영 학인은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켰다. 일주일에 등산 2번. 많이 먹기. 108배. 한번도 약속을 어기지 않는 그녀의 성실함에 놀랐고 매번 발전하는 모습에 학인들은 자극을 받았다. 결국 그녀는 12월에 50kg에 근접하는 몸무게로 미소를 지으며 미션을 완수했다.

강지영 학인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 소통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런데 소통을 위해서 넘어야 할 문턱이 몸이란 걸 대중지성을 통해 알게 되었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내려주지 않았던 처방이다. 다른 사람과는 다른 자신만의 문턱이었다. 의문을 품을 만도 했지만 그 문턱을 그녀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녀의 성실한 노력으로 미션을 이루었다. 아직 그녀가 바라던 수준은 아니지만 처음보다 말하는 것과 글로 표현하는 능력은 많이 좋아졌다.

이렇게 강지영 학인은 변했다. 몸도 변하면서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언어와 글도 계속 변하고 있다. 강지영 학인에게 이런 변화는 공부의 결과이자 공부 자체이다. 강지영 학인은 변하고자 공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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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한 마디를 넘은 느낌이야. 살이 붙을 것 같지 않은 몸에 살이 붙고, 글쓰기를 마무리 해봤다는 것. 나에게는 아주 큰 변화야. 올해는 또 다른 나의 문턱을 넘어 나를 변화시키고 싶어.”

 

 

 

 

 

 

그녀는 자신이 생각한 바를 남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오늘도 공부를 한다. 그러기 위해 그녀는 여전히 걷는다. 먹으면서 걸으며 살을 찌운다. 그리고 글을 쓴다.

이게 그녀의 공부다.

 

 

 

 

3. 나의 공부는 ‘자기 배려’다

 

박수영 학인은 작년 대중지성을 통해서 자신의 한계를 많이 느꼈다. 체력적으로도 힘이 많이 부쳤다. 몸도 많이 안 좋아졌다. 대중지성을 하다 몸이 망가진(?) 부정적인 변화의 주인공인 것이다. 그래서 4학기 에세이를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대중지성도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휴식을 취할 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다시 시작하는지 이해가 안갔다. 올해도 여전히 바쁜 일상이 반복되면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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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 문제가 아니라 내가 내 몸을 너무 모르는 것 같아. 나를 잘 모르니 내 몸 관리도  잘 못하고, 현장에서 내가 주인이 되고 있지 않는 것 같아.”

 

박수영 학인은 작년 대중지성을 할 때 자신이 집중하고자 하는 일 외에는 다 방해로 느껴졌다고 한다. 대중지성 글쓰기를 할 때는 탐독의 글쓰기를 방해로 생각했고 자신의 ‘감정’, ‘건강’도 글을 쓰는데 방해요소로 생각 했다. 그녀는 철저히 자신을 소외시키는 공부를 하고 있던 것이다. 그녀는 열심히 했지만 자기가 주인이 되지 못했다. 자신이 소외시켰던 몸은 반항을 시작했고 그녀는 계속 슬럼프에 빠지게 되었다.

 

“너무 나를 잘 몰랐던 것 같아. 이번 대중지성에서는 꼭 나를 배려하면서 공부하고 싶어.”

 

자기 배려를 하기 위한 공부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그녀는 운동하고 강밀도 있는 공부를 해야겠다고 했다. 실천사항으로 하루를 정리하는 의미의 일기 쓰기, 먹는 것을 조절하기 위해 쓰는 식탐일기 등을 통해 자신을 돌아본다고 했다. 그래서 공부하는 리듬을 만들 어 자신이 주도적으로 이끄는 삶을 살겠다고 했다. 그런데 어째 불안하다. 대중지성이 시작되었는데 아주 가끔씩만 ‘자기 배려’하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 신묘년 새해가 시작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부디 신묘년 새해부터는 꾸준히 ‘자기 배려’하는 박수영이 보고 싶다.

 

 

 

 

4. 공부를 하면 문턱이 보인다

 

  밥, 강, 추 이들은 대중지성을 하면서 각자 자신의 문턱을 보았다. 그리고 그 문턱을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대중지성을 신청하게 했다. 처음에 교양강좌의 마음으로 대중지성을 시작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문턱을 넘어가고 싶어서 신청한 것이다. 작년에 그들은 자신의 문턱을 직면하는 경험을 했다. 올해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공부를 할수록 새로운 문턱이 보일 것이다. 학인들과 같은 문턱일수도 있고 자신만의 문턱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혼자 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각자의 문턱은 다르지만 대중지성에서 선생님, 학인들과 함께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대중지성 재수강생들! 재수강 하는 만큼 당신의 문턱을 넘는 모습을 당당히 보여주기 바란다. 2011년 그 문턱을 넘어 새로운 문턱에 다시 꼭 도전하기를 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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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워커스 박경환(kungfu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