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지성> 4기,  1년을 마치며   

 

 

  4학기를 맞이하는 <대중지성> 학인들의 마음은 다른 때와는 달랐다. 즉, 대망의 마지막 학기이기 때문이다. 서로 터놓고 말은 안했지만 아마도 다들 ‘달라진 무언가를 보여줘야 해!’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을 것이다. 과연 우리 <대중지성> 학인들은 그 고비를 어떻게 넘겼을까?

 

 

 

 P1070300.JPG 달라진 나, 달라진 글쓰기

 

 

 먼저 에세이 발표가 끝난 후 참석자들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박수를 받았던 강지영 학인. ‘우리 지영이가 달라졌어요’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그녀의 글은 1학기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져있었다. 그녀는 연구실 생활을 이번 <대중지성>과 함께 시작했다. 가녀린 몸과 허약한 체력, 뜻을 언어로 전하지 못하는 답답함. 이것은 그녀가 처음 마주한 문턱이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그녀의 변화를 목격했다. 곰숙샘의 강력한 권유에 따라 변신을 위해서 등산을 시작하고 이제는 등산의 달인이 되었다. 또한 살을 찌우기 위해 의식적으로 열심히 먹은 결과 그녀는 글뿐만 아니라 몸무게도 늘었다! 몸이 변하면 글도 변한다. 이날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를 바꾸기 위해선 마음보다 몸을 바꾸는 게 먼저’라는 얘기를 자기 목소리로 처음부터 끝까지 힘차게 밀고나갔다.

 

 

 

 몸을 바꾸는 것이 마음과 연결된다는 것은 몸이 마음을 바꿀 때까지 밀고 간다는 것이다.

 

멈추지 않고 가다보면 이전과는 다른 나를 만나게 된다. 높은 산도 오르다보면 어느새 꼭대기에 오르게 된다. 설령 꼭대기가 아니라도 길은 이어져 있으니 차근차근 다시 가면 된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머뭇거리지 않기. 길을 걸어가면서 나는 또 배운다.

  -강지영 학인의 에세이「‘동(動)’으로 ‘통(通)’하는 몸과 마음」중에서

 

  그녀가 특히 4학기에 이렇게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이른바 ‘에프터 스쿨’의 힘이 컸다. ‘에프터 스쿨’은 3학기에 일곤, 경환, 지영 3인방에게 내려진 곰숙샘의 특단의 조치로 만들어진 근영샘의 글쓰기 개별지도 반이었다. 선생님과 도반이 팀을 이루어 매주 자신의 문제와 치열하게 대면하는 훈련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집중적인 훈련의 결과는 위대했다. 앞에서 언급한 지영 학인뿐만이 아니다. ‘글을 왜 써야하는지’ 자신이 깨달은 바를 자신감 있게 쓴 일곤샘, 자신의 욕망을 들여다보며 자기를 구성하고 있는 근대의 속성을 정리한 박형 모두 에세이가 끝난 뒤 감동과 존경이 담긴 박수를 받았다. 그들은 달라졌다! 에세이를 읽는 당당한 목소리, 다른 학인들의 에세이에 대한 적극적인 코멘트.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의 도약을 바라는 날카로운 조언들. 곰숙샘의 특단의 조치가 성공을 거두었음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생각이 터지는 기쁨, 이게 바로 생존의 문제

P1070293.JPG   또 주목해야 할 사람이 있다. 바로 강민혁 학인. 함께 공부한 <대중지성> 학인들은 알 것이다. 그가 왜 <대중지성> 4기의 ‘위대한 인간상’을 수상했는지를. 매 학기마다 훌륭한 에세이로 대중지성 학인들의 평균을 끌어 올려주셨던 강민혁 선생님은 이번에도 역시 박수갈채를 받았다. 커리큘럼에 없는 루쉰의 글까지 구해 읽으며 싸우면서 살아가는 루쉰에 대한 에세이를 발표한 것. 「루쉰, 혁명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가 그것이다.

  에세이의 밀도도 경이롭지만 우리가 가장 존경을 표하고 궁금했던 부분은 그가 정규직이면서 책 읽는 시간, 글 쓰는 시간을 어떻게 확보하는 지였다. “저는 정말 일을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일을 하다보면 중간 중간에 잠깐의 틈이 있어요. 그때 어제 수업시간에, 세미나 시간에 얘기했던 루쉰, 푸코의 이해 안 되는 문장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그러다 생각이 터지면, 그 때의 기쁨이 있어요!” 경직되고 틀이 꽉 짜인 일터, 그 안에서 짬을 내어 공부한 내용을 고민하고 그 고민에서 조금 더 나아갔을 때 느끼는 조용하고 뜨거운 기쁨. 그 자체가 그에겐 생존의 문제가 되어버린 것이다.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자유!

  그리고 그것을 글로 옮기는 것을 그는 ‘작업’이라고 표현했다. “여러 ‘훌륭하신’ 선생님들께 그동안 배웠던 글쓰기의 순서를 지켜서 매일 꾸준히 쓰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시간과 분량도 지키려고 신경쓰고요. 그런 점에서 글쓰기는 말 그대로 ‘작업’인 것 같습니다.” 생각을 한다는 것과 그것을 글로 옮기는 것은 분명 다른 에너지가 요구된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균형있게 운영해야 비로소 좋은 글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흔히 글은 ‘삘 받으면’ 쓸 수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한 글자도 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글쓰기의 과정을 ‘작업’으로 이해한다면 우리가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삘’뿐만 아니라 꾸준함과 성실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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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마주한 문턱과 새로운 시작

  <수유+너머> 춘천에서 4학기 에세이 발표를 통해 느꼈던 것은 <대중지성> 학인들의 고민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 글을 통해 변신하고 싶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물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하고 자신의 속도대로 그 길을 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자기중심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대중지성> 학인들 각자 자기 문턱에 서있지만 그 문턱들은 이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또한 서로가 같은 문턱에 서 있는 것이다. 이 점 때문인가. 인상적이게도 거의 모든 <대중지성> 4기 학인들이 내년에 새로운 장기 프로그램에 합류한다. <대중지성>을 재수하거나 3년 과정인 <감이당 대중지성>에 대거 몸을 맡긴 것. 1년간 <대중지성>을 통해 마주한 글의 문턱, 공부의 문턱 그리고 나의 문턱 앞에서 절실하게 선택한 길일 것이다. 내년에도 새로운 장에서 함께 공부하고 서로 독려하는 그들이 겪을 새로운 변신과 또 다시 마주할 새로운 문턱이 벌써 기대된다!

 

 

수유너머 웹진 객원기자 송혜경

 

 

 

<2010 대중지성> 4학기 우수에세이를 감상하세요!

 

* 몸이 바뀌면 마음이 바뀐다! 그리고 글도 바뀐다!  일주일에 2일을 산에서 보내느라 점점 늑대 소년으로 변해가는

   강지영 학인의 <동動으로 통通하는 몸과 마음(click!)>

* 학술제를 통해 사이의 철학자로 자리 매김, 사이 엔터테이먼트 창설에 이어 <대중지성> 4기 '위대한 인간상'을

   수상한 강민혁 학인의 <루쉰,혁명그리고삶은계속된다(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