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신년특집 낭금:  “추억은 방울방울”  - 청춘을 잠 못 들게 한 소년소녀명작선 


2013년, 청춘의 책들을 읽자!

 

 

 

   《데미안》, 《제인에어》, 《이방인》, 《젊은 예술가의 초상》,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실제로 책을 읽었는지 아닌지는 아리송하지만 어찌됐든 책 줄거리 정도는 대강 알고 있는 책들이다. 소년소녀 명작선, 세계문학전집, 중고등  필독서에는 반드시 이름이 올라있고, 학창 시절에 숙제 때문에 손에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한 책들이다. 억지로 꾸역꾸역 읽었을 생각을 하면 어째 멀리하고 싶지만, 종종 보이는 감동 후기에 왠지 궁금하여 펼쳐보고 싶은 책, 하지만 혼자서는 어째 쉽게 읽히지 않는 책들. 올 겨울, 손 녹여 가며 따신 간식들 먹으며 그 책들을 같이 읽자. 갈 곳 없는 청춘들, 바쁜 청춘들, 청춘이고 싶은 청춘들, 그냥 추운 사람들 모두 모이시라. 왁자하게 읽고 우리들의 ‘불금’을 만들어 보자. 2013년 첫 낭금으로 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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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금, 같이할래요?^^;)

 

 

   웹진: 타이틀이 인상적입니다. “추억은 방울방울”이라니요.^^ 이번 낭금을 기획하게 된 배경을 소개해 주세요.

  

  수경: 개인적으로는 추억이 많은 책들이긴한데 그렇다고 지나간 추억들을 회고하며 감회에 젖어보려는 그런 취지는 아니었어요. 제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청춘’의 문제에요. 세계를 돌아다니는 예술가가 되려는 아이(《젊은 예술가의 초상》), 사랑에 빠져 잠 못 이루는 청춘(《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이번에 만나볼 책들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청춘의 아이콘들이거든요. 이들의 삶을 보면서 청춘을 새롭게 정의해  보고, 또 지금 우리의 삶을 점검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청춘이란 게 단지 ‘나이’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하루하루가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어느 10대, 문득 자기 삶을 되돌아보게 된 40대 등. 각자의 자리에서 청춘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는 지금 청춘을 산다고 말할 수 있을지, 책들의 주인공들 못지않게 강렬하게 뭔가에 몰두해 있는지, 내 화두를 놓지 않고 가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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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청춘?!!) 
 

 또, 꼭 청춘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저 책들을 지금 우리가 어떻게 다시 읽을 수 있을지 많이 궁금해요. 저 책들을 처음 권장받았던 10대 시절과 지금의 나는 많이 다르잖아요. 경험치나 지식, 삶의 조건들만 봐도요. 그렇다면 분명 그 때와 다르게 읽어낼 수 있는 지점들이 있지 않을까요.

 
  사실 저 책들이 괜히 명작선리스트에 올라간 것은 아니거든요. 저마다 우리 삶의 근본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요. 사랑이나 우정, 직업의 문제들처럼 누구나 인생에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그런 문제들요. 그런데 그런 책들을 맘껏, 충분히 읽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 것 같아요. 또, 지금과는 다른 시공간에서 태어난 책들이기 때문에 처음 읽을 때는 견디는 힘이 좀 필요할 수도 있어요. 일단 쓰는 언어 자체가 다르니깐요. 하지만 그 때 우리가 발휘해야 할 능동성 때문에 오히려 어느 순간에는 그 다른 언어와 문화, 생각들을 읽는 것 자체가 낯설면서도 재미있게 다가와요. 더군다나 지금 자신의 삶, 고민들에 대해서 분명 좀 더 깊은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실마리들을 주는 책들이니까요. 이번 기회에 같이 재미있게 읽어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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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제임스 조이스(1882-1941) )

 

 

  웹진: 책 이야기를 해봅시다. 이번 소설에는 ‘한 성격’ 하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잖아요. 특별히 좋아하는 인물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수경: 샬롯 브론테의 소설 《제인 에어》는 ‘제인 에어’라는 한 소녀의 성장기입니다. 나름 ‘여주(여주인공)’인데 제인 에어는 도무지 귀엽지 않은 아이에요. 고아로 외숙부네 집에서 얹혀사는 형편에 어른들 일에는 사사건건 반기를 든다거나 뚱해 있기 일쑤지요. 이런 아이를 예뻐하기는 사실 쉽지 않지요. 그런데 이 아이가 정말 악다구니를 쓰면서 자기 세계에서 버텨보려 해요. 부모도 없고, 가진 것 하나, 내세울 것 하나 없는, 더군다나 ‘여자’고 ‘아이’인 주제에. 기죽은 채 가만히 있기에는 뭔가 억울한 거죠.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어떤 부당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당장 싸우기에는 힘도 없고, 대체 무엇이랑 어떻게 싸워야 할 지도 알지 못하죠. 이런 장면이 있어요. 조그만 꼬마아이인 제인 에어가 방 구석에서 소리를 치기 시작하는 거죠. 억울하다고! 주먹 불끈 쥐고, 억울하다고 울며 외치다가 그만 기절해 버립니다. ㅎㅎ 이 아이, 어떻게 자랄지, 어떻게 세계와 만날지 궁금하지 않나요?

 

Jane Eyre; 1996;프랑코제피렐리감독.jpg

 ( 영화 <제인 에어>(1996)의 한 장면. 이 아이의 성장을 지켜봐 주세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는 ‘뫼르소’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가 어느 날 사람을 죽이는데요. 그살해 동기라는 것이 참 난감합니다. 햇빛 때문이랄까요? 이유 같지도 않은 이유지만 그게 전부에요. 하지만 사회는 ‘이유’를 요구합니다. 뫼르소는 결국 유죄 판결을 받게 되는데요. 그 근거 역시 난감합니다. 뫼르소가 자기 엄마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다는 게 문제가 되요. 우리 생각에도 왠지 자기를 길러준 부모가 죽으면 서러워하고 슬퍼해야 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뫼르소는 그런 기색을 보여주지 않거든요. 이걸 보고 사람들은 그의 도덕성을 판단해요. 그는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고, 그러니깐 유죄판결을 받을만하다는 거죠. 사실 뫼르소의 행보는 우리가 봐도 쇼킹합니다. 하지만 그가 받은 판결은 분명 중요한 질문들을 던지게 해요. 왜 모든 일들에는 이유가 필요한가. 사건들의 인과는 대체 어떻게 확정되는 것인가. 《이방인》에서 우리는 지금 우리가 속한 사회의 도덕과 관습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거예요. 한 사회의 이방인(!)의 시선으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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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방인을 쓴 알베르 까뮈(1913~1960). 이 미중년님의 책을 같이 읽는 것이랍니다^^) 

 

 

  웹진: 이번에 함께 볼 책들을 소위 <성장소설>이라고 분류하곤 하잖아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 성장소설의 인물들은 나름대로 방황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제인 에어는 가정교사가 되고 독립을 시작하면서 나름의 갈등을 겪게 되고, 《데미안》의 싱클레어는 세상의 도덕에 반감을 느끼면서 고민하게 되기도 하고요. 이런 방황들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방황’하면 부정적인 느낌이 많이 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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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일어나라고~)

 

 

  수경: 일단 근대 소설 자체가 방황 후에 맘 잡고 돌아오는 탕아를 주인공으로 삼지는 않아요. 근대 소설에서 인물은 차라리 무언가 방황하고 시도하는, 그러나 끝내 그게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는 자라고 할까요? 이 세계를 움켜잡거나 하는 일들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세계 앞의 왜소한 인간이 등장하는 거예요.


  그래서 소설 속 인물들은 방황하는데, 그렇다고 이 ‘방황’이 단순히 마음잡지 못하고 부유하는, 그런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것은 아니에요. 우리가 만나볼 인물들의 행보를 ‘방황’이라고 할 때 그것은 매우 능동적인 삶의 모습이죠. 그들은 자신의 지력과 감성을 총 동원합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심하게, 답이 없게 방황하죠. 하지만 사실 그렇게 온전히 자기 자신을 던져도 원하는 것 겨우 하나 얻을까 말까 하는 게 우리 삶 아닌가요. 《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디덜러스는 그리하여 겨우 예술가가 되는 첫 발을 내딛습니다. 《데미안》의 싱클레어는 선악의 도덕률을 넘어서 ‘강함’이라는 다른 삶의 윤리를 배우게 됩니다. 그들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번듯한 어른이 되지는 못해요. 오히려 기존의 관습들과 부닥치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삶으로 나아가게 된달까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사회에 ‘저항’하는 모양이 되기도 하지요. 중요한 것은 이들이 두려움 없이, 빈주먹으로 당당하게 자신들의 세계와 맞짱뜨고 있다는 거예요. 이런 ‘방황’이라면 역시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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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미안》을 쓴 헤르만 헤세((1877-1962). 아름답습니다^..^)

  

 

  웹진: 끝으로, 어떤 방식으로 낭금이 진행될지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마무리 인사 부탁드릴게요.

 

  수경: 전과 마찬가지로 인상 깊은 구절들을 같이 낭송하며 생각들을 나눌 거에요. BBC에서 방송되었던 <제인 에어> 드라마 같은 것들도 준비해서 몇 대목 같이 볼 생각이고요. 그러나 일단은 겨울 방학 기분으로 왔으면 좋겠어요. 인상 깊은 구절, 재미있는 구절 뽑아 와서 맘껏 낭송해 보자고요! 《제인 에어》 빼고는 책들도 모두 짧은 편이니까요. 책 분량 때문에 주저하는 일은 없기를요.^^

  전에 책들을 읽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번에 다른 사람들이 읽는 것을 들으며 새롭게 다가오는 지점이 많을 테고요. 또, 지금 청년의 시기를 살고 있거나, 그런 고민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좀 더 깊은 차원에서 자기 고민들에 대한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거예요. 방황을 제대로 해보고 싶거나 지금을 충분히 살고 싶다는 사람들도 모두 환영입니다. 그러고 보니 모두모두 환영이네요^.^

 

 

  정말로 모두모두 환영^.^ ‘2013년 겨울+새 해의 시작’을 낭금과 함께, 청춘의 책들과 함께 하는 것 역시 멋지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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