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과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 - 세 개의 키워드, ‘도시’, ‘성(性)’, ‘문명’으로 읽는 19세기 


시대를 관통하여 소설을 읽다!


 

  이번 낭금에서는 19세기 초 유럽의 시공간과 접속한다. 사실 당시의 유럽이 우리에게 완전히 낯선 것은 아니다. 그 유명한 산업혁명(1784)과 프랑스 혁명(1789)이 일어났고, 증기기관이 발명되었고 철도가 생겨났다. 모든 것이 산업화되고 도시는 엄청나게 팽창했다. 증기기관의 굉음을 처음 들었던 사람들은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그들은 어떻게 이 새로운 시대를 통과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번 낭금은 바로 이런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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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낭금 튜터 태람 샘: "콤온 요~")

 

 

  @ 근대의 탄생 그리고 소설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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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 소설과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이 어떻게 연결되나요?

 

  태람샘: 19세기의 혁명적인 변화를 제대로 읽으려면 ‘소설’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소설’이라는 장르 자체가 이 시기의 산물입니다. 18세기까지만 해도 문학은 고전교육을 받은 작가가 교양 있는 귀족 독자를 위해 쓴 글을 가리켰습니다. 19세기에 오면서 문학은 개개인이 보고 느끼는 현실과 긴밀하게 연결되었고,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허구의 산물이라는 현대적 의미를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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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토리아 시대 영국 런던을 상상해 봅시다. 식민지에서 실어온 온갖 희귀한 물건들, 전국에 흩어져 있던 재화들이 증기선과 열차를 타고 대도시에 모입니다. 도시 전체가 시장이고 새로운 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 중세 소도시에서의 삶이 장원 공동체나 교회 질서에 제한되어 있었다면 이제는 개인들의 사적인 삶이 부각됩니다. 사람들은 개개인의 업적과 생활 방식, 가치관 등을 고민했습니다. 당시 작가들은 저마다의 꿈을 품고 대도시로 물려든 주인공들을 그렸어요. 소설에는 점점 더 화려해지는 대도시라는 무대 뒤편에서 벌어지는 일들, 도시의 영광과 비참함이라는 주제들이 등장했습니다. 소설이라는 장르 자체가 이런 역동적인 시대의 산물인 셈이지요.

 

  @ 신사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수영: 저는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는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이 제일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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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람샘: 그 책은 간단히 말해서 ‘고아가 신사가 되는 이야기’에요. 디킨스는 빅토리아 시대의 신사 예찬 뒤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 장면을 소개할게요. 주인공 핍이 그의 후견인 매그위치와 만나는 장면입니다. 매그위치는 핍이 생각하던 후견인이 아니었어요. 그는 죄수였으며 핍은 그가 죄수 생활을 해서 벌어들인 돈으로 신사가 되는 교육을 받았던 겁니다. 

   

  “그렇단다, 핍, 얘야. 내가 바로 널 신사로 만든 사람이란다! 그걸 한 사람은 바로 나란다! 그때 난 맹세했다. 내가 1기니를 벌 때마다 그 돈은 반드시 너한테로 갈 거라고 말이야. 난 나중에 맹세했다. 내가 투자를 해서 부자가 되면 널 반드시 부자가 되게 할 거라고 말이야. (…) 내가 이 말을 하는 건 오직, 네가 목숨을 구해 준 쫓기는 똥개 같은 놈이 크게 성공해서 신사를 길러낼 수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핍, 바로 네가 그 신사란 사실을 너한테 알려주기 위해서란다!” 
  내가 그 사람에 대해 느낀 그 혐오감과 두려움, 그리고 그에게서 움츠러들게 한 그 반감은 그가 어떤 끔찍한 야수였다고 해도 이보다는 더 크지 않았을 것이다.

 

  하층민 출신으로 보인다는 점 때문에 재판에서 불리한 판결을 받았던 매그위치. 그는 복수를 계획하며 돈으로 ‘신사’를 사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매그위치의 계획은 자신을 경멸하는 또 한명의 신사 - 핍 - 를 만들어냈을 뿐이었어요. 핍에게 ‘신사가 된다’는 것은 신분상승, 경제적 풍요와 더불어 도덕적인 고양을 의미했죠. 하지만 그것이 필연적으로 범죄와 식민지라는 현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핍은 깨닫게 되는 것이죠. 우리는 여기서 빅토리아 시대의 풍요의 원천에 대한 디킨스의 빛나는 통찰을 볼 수 있습니다.

 

수영: 오, 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 것 같아요. 읽으면서 확인해 봐야겠어요!

 

  @ 그들이 사는 세상, 그들이 사는 법

 

  수영: 그런 소설들이 지금 우리의 삶과는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해요.

 

  태람샘: 영화로 보신 분들도 많을 텐데 《오만과 편견》은 어찌 보면 그냥 요즘 트랜디 드라마같을 거예요. 결혼에 관심이 없는, 도도하고 매력 있는 시골아가씨가 돈 많고 시크한 도시 남자를 만나 서로 ‘밀땅’하다가 마침내 결혼에 골인 하는. 그렇지만 그게 다가 아니에요.

  19세기 영국 부르주아 사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재산을 상속받을 수도, 자기 직업을 가질 수도 없는 당시의 여성은 결혼을 하지 않으면 자기 집안의 남자에게 빌붙어 사는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상황인데 우리의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결혼에 관심이 없지요. 그녀의 친구는 애정 없는 결혼을 선택했고, 동생의 경우 열정만을 좇아 사랑의 도피를 감행했죠. 이 모든 것들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엘리자베스에게는 그 어떤 것도 대안이 될 수 없었어요. 저는 이런 점이 흥미롭습니다. 제인 오스틴은 희망에 차지도, 비관에 빠지지도 않고 담담하면서도 날카롭게 당시 부르주아들의 속물성, 여성의 문제 그리고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사랑에는 어떤 과장도 없어요. 다만 두 사람이 만나 ‘오만과 편견’에 쌓여 있었던 자기 자신을 자각하고 변화하는 과정만이 있는 거죠. 여성으로 산다는 것, 이 질문을 같이 던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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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금에 오세요!
 

 《오만과 편견》이나 《위대한 유산》은 영화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학창 시절 학교의 ‘권장’으로도 한번 쯤 읽어봤을 작품이기도 하고 말이다. 이번에는 이 소설들을 조금 달리 읽어보자. 시대를 관통하여, 주인공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무엇보다 서로의 수다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읽는 것이다. 태람 샘께서는 영화나 사진 자료, 변두리 이야기(?)도 많이 준비해 오신다니 더욱 기대된다. 자, 낭금에 오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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