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픽션을 쓰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드디어 <자기만의 방>을 읽었습니다.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소설가 답게 흥미로운 구성으로 주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꽉 쥐고 쓴 글 같습니다. 자기만의 방이라는 건 어떤 관념적이고 심층적인 공간이 아니라 정말 물리적인 공간이라는 게 인상깊었어요. 여자가 글을 쓰기 위해서는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이 말을 하기위해 울프는 6장에 걸쳐 에세이를 썼지요. 두리뭉실하지 않고 팍팍 와닿는 주제이자 결론입니다ㅋ작가의 생각과 삶이 잘 드러나는 에세이였어요. 여러가지 방식으로 왜 돈과 자기만의 방이 중요한지 역설하는데, 역시나 돈이 걸린 문제라 그런지(?) 하나하나 와닿는 것입니다 ('///') 
울프는 여러가지 방식으로 여성과 픽션에 대한 에세이를 진행했지만 역시 와닿았던 건 대학에서의 풍성한 오찬과 대비되는 여학교에서의 평범한, 하지만 오찬에 비하면 턱없이 빈약한 디너였어요. 정말 먹는것의 문제, 물리적 환경의 문제에 직접 직면하고 통감한 사람이 쓴것이라는 게 느껴질만큼 실감났어요. 몇번이고 반복해서 말했던 '여성은 방해받는다'는 말에 가장 적합한 예시 같았고ㅎㅎ 울프는 여성이 글을 쓰는 문제에 정말 실질적인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항상 방해받는 여성, 남성에 대비되어 존재하는 여성이라는 존재를 예리하게 짚어냈지요ㅎㅎ
낭금 세미나에서는 글을 쓴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묻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저는 그다지 생각있는 대답을 하지 못했지만ㅠ 울프는 여성이 쓰는 글은 단순히 남성이 쓰는 글에 편입하는 구도여서는 안된다고 말하는것 같았어요. 누구도 깎아내리지 않으면서도 '감정의 붉은빛이 아니라 진리의 흰 빛으로 글쓰기'. 어느 한쪽에게 분노함으로써 자신을 높이는 글쓰기가 아니라 남성적이고 여성적인 면이 둘 다 녹아있는 글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느 한쪽면을 가지고 있는건 '치명적'이고 비옥해질 수 없는 것이라고요. 물론 이런 비전을 위한 필수요소는 자기만의 방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행하고 빈둥거리며 세계의 미래와 과거를 성찰하고 책을 읽고 공상에 잠기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사고의 낚싯줄을 강 속에 깊이 담글 수 있기에 충분한 돈을 여러분 스스로 소유하게 되기 바랍니다. 

문학론을 전개하면서 이렇게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 역설하는 에세이가 있을까요. 경제적 문제와 함께 스러져갔던 울프가 거론한 익명의 작가들,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씁쓸하기도 하고 감동받기도 했던 금요일 밤 낭금이었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