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읽는 모험소설 낭금의 첫 번째 책은 <오뒷세이아>였습니다.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오뒷세우스의 모험과 역경이 펼쳐졌는데요, 트로이 전쟁을 그린 <일리아스>와는 달리 전후 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오뒷세이아>의 주제는 어떻게 하면 전쟁이 끝나고 영웅이 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전쟁에서 명예롭게 죽지 못한 자들이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길은 오직 ‘제대로’ 집에 돌아가는 것 뿐!

한편으로 오뒷세우스의 모험과 귀향은 당시 가객들의 로망이기도 한 모양입니다. 가는 곳마다 환대받으며 사람들을 모아놓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당시 가객들은 사실 세계를 총체적으로 보고 온, 그래서 신적인 관점이나 다름없는(cf.제우스가 보낸 자들) 사람들이었다고 볼 수 있고, 그래서 오뒷세우스처럼 가는 곳마다 이야기를 재촉 받는 사람들이기도 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 이야기의 주인공 오뒷세우스는 반드시 귀향해야 하는, 그럴 수밖에 없는 주인공이기도 한 셈입니다.

그런 오뒷세우스가 귀향한 비결은 무엇이든 일단 의심하고 보는 성격이었습니다. 덕분에 아테네와 죽이 잘 맞았죠-_- 더 이상 전력질주하는 용기와 깡이 아니라 지혜와 이성을 쓰는 세계로 넘어왔다는 것을 반영하기도 한 것입니다. 오뒷세우스가 고향이 넘어와서도 여기가 내 고향이 맞는지 고향일 리가 없다고 의심하는 장면은 주인공이 죽어도 일단 돌파하고 보는 일리아스의 전쟁과는 판이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D 용기에서 지혜와 이성으로, 부족집단에서 법에 의한 국가라는 정의로 옮겨가는 시대상을 반영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당시 바다로 가장을 떠나보낸 남은 가족들의 염원이 담긴 노래였다는 점에서 <오뒷세이아>는 단순히 꾸며낸 이야기라고 보기에는 업고 있는 짐이 많아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호메로스’라고 하는 정체불명의 사람인지 집단인지 아니면 당시 노래를 뜻하는 어떤 단어인지 불분명한 자에게서 탄생한 서사시라는 장르는 역설적이게도 더 이상 현장에서 즉석으로 가객이 노래를 자아내지 않는 현상을 반영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오뒷세이아> 자체가 가지는 가객들 사이의 판도 변화(?)도 볼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 자체가 주력 장르가 변하게 된 역사이고 당시 시대상이었던 것입니다.

<일리아스>의 죽은 맹장들은 죽었기에 그 명예는 영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오뒷세이아>의 살아 돌아온 오뒷세우스의 명예는 집안을 피바다로 만들고 새 법을 세우는 것으로 끝납니다. 계속 의심하고 꾀를 내는 오뒷세우스에게 단지 ‘돌아왔다’는 명예만이 처음이자 끝으로 남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_= 아마 안주하지 않고, 다시 한번 모험을 떠나지 않을까요.

 

 

다음 책은 <돈키호테> 1권만 읽는다는데 두께가 허걱....: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