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는 “국가는 폭력이다“를 통해 데이비드 소로우 부터 이어지는 비폭력 평화주의를 간결하면서도 쉽게 풀어간다. 1891년 러시아의 대기근에서 보여준 정부의 실패와 무능은 톨스토이의 국가 = 폭력 이라는 문제의식과 나아가 톨스토이 주의로 알려진 국가를 거부하고 간결한 농민적 생활을 보내는 것을 이상으로 한 생활이 퍼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 후에 그의 사상은 간디와 비노바 바베로 이어지며 그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톨스토이는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에서 정부, 국가는 정의나 권리와 상관이 없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집단이라 말한다. 국가는 테러리즘, 세금이란 이름의 강탈, 세뇌 그리고 군대로 이루어진 폭력의 사슬을 이용해 민중을 억압하고 권력을 유지하기위한 모습을 보여준다.  톨스토이는 군대를 권력의 핵심으로 지목하며 애국심과 군대의 관계,  애국심의 폐해를 이어 보여준다. 그리고 국가라는 폭력의 부작용들과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국가에 대한 불복종을 제시한다.

 

국가와 제도를 부정한다는 면에서 그의 사상은 아나키즘과도 연관 있어 보이지만 국가의 해체에 있어 폭력의 사용에 관해 톨스토이는 아나키즘과 명확한 의견의 차이를 보인다. 국가를 없애기 위해 폭력을 불가피한 것으로 보는 아나키스트들과는 다르게 그는 폭력으로 이룬 혁명은 다시 더 거대한 혁명으로 자리 잡게 된다고 말하며 폭력의 사용을 단호히 거부한다. 대신 톨스토이는 군대나 세금 같은 국가의 모든 것에 대한 불복종을 통한 국가의 해체를 제시하며 최종적인 목표로서 종교를 통한 영혼의 구원과 갱생을 말한다. 이를 하느님의 왕국을 지상에 건설하겠다는 좁은 의미에서의 기독교적인 목표보다는, 나아가 모든 종교에서 가르치는 공통된 교리인 인간의 이성과 양심에 기반을 둔 삶, 그리고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는 공동체적인 삶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톨스토이가 지향했던 목표와 사회주의자들의 목표 또한 큰 차이를 보인다. 혁명의 주체에서부터 톨스토이는 농민중심의 혁명을 믿은데 반해 사회주의자들은 노동자중심의 혁명을 목표로 한다. 톨스토이는 사회주의자들의 혁명을 “개선된 사회주의적 제도를 갖춘 새로운 체계 억압적 정치체계의 건설”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사회주의 또한 비판하는 모습을 보인다.(그래서 나중에 사회주의자들에게 톨스토이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고 하네요.)

 

톨스토이가 단호하게 보여준 국가와 폭력에 대한 비판 그리고 자신의 삶을 통해 실천한 국가에 대한 거부와 공동체적인 ,실천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국가는 폭력이다"를 통해 잘 볼수 있었다.  옛 소련이 보여준 사회주의라는 이름아래서 이뤄진 폭력을 보면 그의 선견지명이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19세기 후기의 제국주의와 군비증강에 대한 그의 우려의 예언적 성격 (그의 죽음이 10년이 지나지 않아 세계 1차 대전이 발발했다) , 러시아인임에도 보여준 러일전쟁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은 그의 비범함에 수업 내내 놀랐었다. (그리고 왜 우리는 그런 인물이 없었을까 한탄했었죠. ㅠㅠ)국가에 대해, 제도에 대해 구조에대해  비판하면서 한편으로 의존하고 거부할생각도 엄두도 내지못하는 저 같은 회색분자에게 그의 단호함과 확고한 실천은 대단하기만 할뿐입니다.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그 길은 커녕 방향조차도 잡지 못하고 헤매고만 있는 저로서는 그의 글 앞에서 답답하기만 할뿐입니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구나. 마음속으로 다짐하게 되면서 후기를 마치게 되네요.

 

다음 주는(네! 크리스마스 입니다!) 존 리드 <세계를 뒤흔든 열흘>(책갈피, 2005)을 7장까지 읽어 오시면 되겠습니다. 발제는 현옥선생님이 맡아주시기로 하셨고요, 간식은 따로 정하진 않았는데요, 수업 중에 불필요한 음식에 대해 잠깐 이야기 했었습니다. 간식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요?